현장 경험을 통해 얻는 배움은 문서나 문자로 접하는 지식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교육청 장학사로 학교 관리자로서 바라보던 학교 밖과 학교 밖에서 바라보는 교육은 다르다. 현장이 답을준다. 퇴직 후 봉사의 마음을 보태어 전문가 구성원이 되어찾아가는 유아교육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찾아가 조기흡연예방 교육을 한다. 누리교육에서 건강한 생활습관기르기와 연관하고국가정책적으로 유야흡연예방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즈음이다.담배 연기로부터 자신의 건강을 보호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자연스럽게 형성하도록 돕는 조기 예방교육이 어른으로 연결 되기 때문이다. 퇴직하고도 전문성을 살려 ‘교육’을 한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다. 아이들을 만나 교육하고 돌아오는 날이면 오히려 더 큰 에너지를 얻는다. 나의 도파민 생성 시스템은 여전히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모양이다.교육자는 가르치면서도 현장에서 끊임없이 배운다는 것을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한 어린이집을 찾았다. 교육자료를 보여주기에는 TV 화면이 너무 작았다.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그 작은 화면이 마음에 남았다. ‘어디 큰 TV를 구해다 줄 수 없을까.’ 내놓은 쓸 만한 TV가 없는지 살피게 되었다.그날 수업에 사
영감님이 갑자기 배가 아프단다 화장하고 가방 메고 나갈 준비를 마친 마나님은 우두커니 서서 기다린다. 거울에 비친 머리를 한번 만져 보고 더 멋스러질까 하여 머리를 쓸어 올린다. 일을 마친 영감님이 우두커니 기다린다. 망건 쓰다 장 파하게 생겼다*. 오늘만 날인가? 늦은들 어떠한가 기다릴 수 있는 영감님이 있고 기다려주는 마나님이 있으니 감사할 뿐이다. 어느 덧 70대 함께한 세월 42년 남은 생도 건강하게 기쁘게 함께 걸을 수 있도록 하늘님과 조상님께 기도드린다. *'망건 쓰다 잘 파한다'는 차림새를 꾸미느라 시간을 보내다 장이 끝나버렸다는 데에서 나온 말로, 사소한 일에 매달리다 중요한 일을 놓치는 경우를 이르는 속담이다.
문제행동을 하지 않는 아이들만 모인다고 좋은 교실이 되지는 않는다. 교실을 오래 차갑게 만드는 것은 눈에 띄는 갈등보다 역할의 고정이다. 늘 놀림받는 아이, 웃어주는 아이, 모른 척하는 아이가 정해지면 조용한 교실에서도 관계는 무너진다. 처음에는 큰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모둠을 만들 때마다 마지막까지 남는 아이가 생기고, 점심시간에 함께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하는 날이 늘어난다. 장난을 멈춰달라는 말이 나와도 주변 아이들은 괜히 끼어들었다가 자신도 불편해질까 봐 웃거나 자리를 피한다. 아이들에게 “친구를 잘 챙겨야지”라고 말한다고 바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혼자 있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은 어른에게도 쉽지 않고, 이미 무리가 정해진 교실에서는 더욱 용기가 필요하다. 교사가 누구의 빈자리를 묻고 어떤 행동에서 웃음을 거두며, 돌아온 아이를 어떻게 맞는지는 교실의 보상 구조가 된다. 어른이 눈여겨보는 행동이 아이들 사이에서 가치 있는 역할이 되고, 반복해서 본 태도는 관계의 기준으로 옮겨간다. 처음에는 교사가 시켜서 인사하던 아이가 어느 날 스스로 묻는다. “오늘 ○○이는 왜 안 왔어요?” 놀이에 끼지 못하고 서 있는 친구에게 누군가 먼저 다가가기도 한
지금은 전국의 청소년들이 한참이나 여름 방학을 즐길 때이다. 방학(放學)의 참된 의미는 한자어 문자대로 ‘학업을 놓아주는 시간’이 아니라, ‘교실 울타리를 넘어 세상이라는 더 큰 학교로 나아가는 시간’이 되는 절호의 찬스라 할 수 있다. 교과서 속의 검은 글자와 모니터 속 네모난 화면에 갇혀 있던 청소년들에게 방학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생생한 삶의 현장을 온몸으로 부딪치며 가슴속 깊은 통찰을 얻는 거대한 배움의 찬스가 될 수 있음에 주목하고자 한다. 여행(旅行)의 참 매력은 단순히 새로운 풍경만을 구경하는 데 있지 않다.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생소한 공간에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의 지평을 넓히는 ‘지적·정서적 울림’에 있다. 이 글에서는 이번 방학, 부모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무심한 관광이 아닌 ‘삶을 변화시켜 줄 배움 여행’으로 떠나길 권장하는 마음으로 누구나 뿌듯한 경험을 자랑하는 전국의 5대 여행 성지와 그 실증적 이유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제주 해녀박물관과 세화리 해녀마을이다. 맑고 푸른 제주 바다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찾는 해녀박물관과 세화리 해녀마을은 물질의 역사만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다.
야구 대회에 나가 결석했던 아이가 다음 날 학교에 왔다.나는 그 아이를 일주일에 세 시간만 만나는 과학 전담교사였다. 복도에서 지나가듯 물었다. “어제 경기 어땠어? 이겼어?” “졌어요.” “아쉽겠다. 포지션은 뭐야?” “외야요.” “타순은?” “4번이에요.” “4번 타자면 중심 타선이네. 어깨도 좋겠다.” 아이의 굳었던 얼굴이 조금씩 풀렸다. 야구를 시작한 지 1년 되었다는 말을 듣고, 2년 전 우리 학교에도 주니어 국가대표로 뛴 아이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꾸준히 하면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겠다.” 그 말을 들은 아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그날 이후 과학 성적이 갑자기 오르거나 수업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아이의 미소는 오래 남았다. 공부나 규칙보다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아본 어른을 만났을 때 나오는 표정이었다. 아이들은 자신에 관해 말할 기회를 기다린다.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보다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마음을 쓰고 있는지 알아봐 주기를 바란다.야구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야구가 있고,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곤충이 있으며,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그림이 있다. 그 관심사는 아이가 관계 안으로 들어
아이가 쓰지 않던 거친 말을 하고 하지 않던 장난을 시작하면 부모는 최근 가까워진 친구부터 떠올린다. “그 아이와 어울리더니 달라졌어.”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래.” 부모로서는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친구와 거리를 두게 하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 같고,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관계를 끊어주는 것이 아이를 지키는 일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살펴야 하는 관계도 있다. 위험한 행동을 반복해서 부추기거나, 거절하기 어려운 아이를 이용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떠넘기는 관계라면 어른이 개입해야 한다. 아이가 두려워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거나 힘의 차이가 뚜렷하다면 단순한 친구 문제로 두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모든 변화를 친구 한 사람의 탓으로 설명하면 아이가 그 관계에 머무르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아이가 계속 그 친구를 찾는 데는 그 안에서 얻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는 자신을 재미있는 사람으로 봐주는 친구 곁에서 인정받는 기분을 느낀다. 어떤 아이는 그 무리에 속해 있어야 혼자가 되지 않을 것 같아 하기 싫은 일도 따라 한다. 친구가 아이를 일방적으로 바꾼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 역시 그 관계에서 필요한 무언가를
월요일 아침, 교실 문을 여는 그 찰나의 순간부터 수업은 이미 시작됩니다.교사가 아이들과 가장 먼저 눈을 맞추며 건네는 인사는 단순한 예의나 관습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말의 안부를 묻고 아이들의 표정을 읽어내는 그 짧은 시간은, 하루 수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준비 과정입니다.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의 마음은 그 다정한 인사 한마디에 천천히 배움을 향한 시동을 걸기 시작합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제각각입니다. 누군가는 밝은 얼굴로 들어오고, 누군가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자리에 앉습니다.겉으로는 같은 등교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날이 있습니다.아침에 분명 별일 없었던 것 같은데, 아이의 표정이 유난히 무거워 보이는 날입니다.우리도 마음이 복잡한 날에는 책 한 줄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아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주말 동안 속상한 일이 있었을 수도 있고, 친구와 다툰 채 등교했을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아직 교실에 도착하지 못한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그래서 배움은 생각보다 관계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