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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그날, 나는 강단에 설 수 있었다

네시간 반의 질주

살면서 예기치 않은 위기를 만날 때가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당황이 아니라 지혜일 것이다.오래전 일이지만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한 날이 있다. 그날의 긴박함이 내 기억 속에 아주 강하게 새겨졌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겨울방학이었다. 다른 지역에서 교사 연수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달력과 수첩에 날짜를 기록해 두었다. 교육을 하루 앞둔 날이라고 생각하며 차 시간표까지 확인해 놓고 있던 아침,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선생님, 지금 오고 계시는 거죠?” 담당 장학사의 전화였다.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잠시만요.” 전화를 내려놓고 급히 공문을 확인했다. 세상에, 연수일은 내일이 아니라 바로 그날이었다. 달력에 날짜를 잘못 적어 놓은 것이다. 더구나 내 강의는 오후 시간 전체를 맡고 있어 다른 강사와 순서를 바꿀 수도 없었다. 그때부터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다. 노트북을 챙기고 머리를 감은 뒤 화장품 몇 가지를 가방에 쓸어 담았다. 머리도 제대로 말리지 못한 채 택시를 잡아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버스는 막 출발하려 하고 있었다. 움직이는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며 간곡하게 세웠다. 다행히 기사님이 내 절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