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1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이영관 건강체조 강사, 노인대학 출강기

‘도전은 즐겁다, 실행이 답이다’ 강조하며 건강 행복수업 만들어

 

필자는 교육자로서 39년간 봉직 후 은퇴하여 지금은 제2인생으로 포크댄스, 건강체조, 라인댄스 강사로 활동 중이다. 주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데 50대부터 80대까지가 수강생으로 참가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평생학습관, 복지관, 경로당, 노인대학 등이 활동무대다. 내가 맡은 강의는 신중년, 시니어들의 몸과 마음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청춘행 여행이라 강사, 수강생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즐기고 있다.

 

지난 6월 5일 오전 11시, 의왕시 내손2동주민센터 3층 강당에서는 노인대학 건강체조 수업이 있었다. (사)대한노인회 의왕시지회(지회장 이종훈) 부설 사랑채노인대학(학장 이원복)이 주최·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보조강사 두 분 대동하고 약 1시간 전에 강의장에 도착했다. 그게 강사의 기본 태도라고 보았다. “우와, 강당이 꽉 찼다”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에 돌입한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어르신들의 학습 모임이 이렇게 활발한 줄 몰랐다.

 

강사가 놀란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하나, 수강생 대부분이 80대라고 하는데 이들은 더 이상 노인이 아니다. 둘, 반짝이는 눈빛과 학습의욕이 이렇게 높을 수가 있다니? 셋, 처음 배우는 동작 따라서 하는 학습 수준이 헉? 깜짝 놀랐다. 넷, 행복감에 젖어 체조하며 청춘으로 돌아가는 얼굴 표정을 보았다. 다섯, 수강생들의 세련된 복장과 품격 있는 행동이다. 학생회 조직이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필자는 강사로 추천한 교직선배를 통해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이후 강의장 여건, 수강생 눈높이를 고려하여 담당 사회복지사의 조언을 받아들여 강의 계획서를 수정 보완해 제출한 바 있다. 필자의 강사 스타일은 수강생이 플로어에 모여 손잡고 뛰고 대형을 만들어 활발하게 움직이는 체조나 댄스다. 경로당 강의 때도 가장 안타까울 때가 수강생 무릎 관절이 성치 않아 의자에 앉은 채로 하는 수업이다. 걷고 뛰고 춤추고 남녀 커플이 춤추다 보면 심장이 빠르게 뛰고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히게 하는 것이 필자의 기본 수업 모델이다.

 

그러나 사회복지사의 조언과 강의장의 여건(대여한 주민센터 강당의 의자 배치와 뒷정리), 수강생의 조건(나이와 건강, 인원 수, 희망사항, 학습 눈높이 등)을 고려해야만 한다. 결론은 건강체조 위주로 하되 포크댄스는 맛보기 수준에만 머무는 것으로 계획서를 짰다. 도입은 몸풀기 스트레칭과 국민체조, 전개에서는 손수건 건강체조인 <태평가>, 실버댄스인 <십오야>와 <찔레꽃>, 유년시절로 돌아가는 포크댄스 맛보기 <휘파람 불며>, 정리 단계에서는 복습하기로 구성했다.

 

 

강사의 설명보다는 동작을 따라서 하는 체험학습 위주로 수업을 진행했다. 출석인원은 모두 143명. 다만 아쉬운 것은 학습자가 무대를 바라보는 앉아서 하는 일제식 학습 대형이다. 손수건 건강체조인 <태평가>에서 수업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다. 출석율이 높고 각자 준비물인 손수건 지참도가 높았다. 무릎 통증이 있으신 분은 앉아서 수업에 임하도록 했다. '세상에!' 의자에 앉아 건강체조 동작을 따라서 한 분은 10%에 불과했다. 앉아 계신 분도 강사의 동작에 주목해 열심히 동작을 따라서 한다.

 

50분 강행군 수업에 강사가 흡족하게 여긴 것은 수강생의 행복 미소! 강사의 동작을 따라 하느라고 힘이 들지만 얼굴에는 학습 즐거움과 재미, 새로운 학습에 대한 행복 미소를 보았다. 이마엔 땀이 흐르고 때론 숨이 차 오르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수강생 어르신들은 청춘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내가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 약칭)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가장 강조한 것이 ‘즐기는 것’이다. 아는 단계, 좋아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즐기는 경지에 이르라고 한다. “미치면(狂) 미친다(及)”라는 말이 있다. 어느 한 분야에 몇 년 간 빠지면 일정 경지에 도달한다는 이야기다. 오늘 강의에서도 이 내용을 얘기하고 인생관 두 가지를 소개했다. ‘도전은 즐겁다’와 ‘실행이 답이다’.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취할 수 있고 좋은 아이디어는 빨리 메모하고 곧바로 실천하라는 말이다.

 

수업을 마치자 교육전공인 보조강사도 후하게 평점을 준다. 필자의 약점이 동작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수강생이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낀다는 것인데 시범동작으로 대체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보았다. 강사가 우쭐할 때가 있다. 주의 산만한 수강생이 보이지 않고 수강생 눈빛의 초점이 강사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하나에 주목할 때이다. 강사의 시범동작을 정확히 따라서 체험하면 완전학습이다. 깐깐하기로 한 강사, 오늘 수강생들에게 99.9점이라는 점수를 주고 말았다.

 

 

필자는 포크댄스 강사로서 평생학습을 중히 여긴다. 수원 서호노인복지관 1층에는 이런 짧은 글이 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늙음과 젊음을 구별한다. 배우고 있는 한 당신은 늙지 않는다. -로잘린 얄로-”. 필자가 평생학습 강사로서 이 명언을 축약하여 활용한다. “배우려는 사람은 언제나 청춘이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것 하나 배우려 해도 ①포크댄스 이름 ②나라 ③대형 ④동작 ⑤음악 등을 숙지(사실을 알고 동작 순서를 기억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함)하고 있어야 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것 공부하다 보면 뇌세포가 살아난다.

 

 

이런 말씀도 조심스럽게 드렸다. 어르신 금기어 하나 “내 나이가 몇인데 이런 걸 배워? 이 나이에 이걸 배워서 어디에 써 먹어?”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배워야 산다. 잠시 연령대별 나이를 거수로 조사하니 60대가 가장 적고 70∼80대가 대부분이다. 80대 비율이 가장 높다. 필자의 나이가 60대 후반인데 누가 나이 물으면 ‘6살’이라고 답한다면서 70대는 ‘7살’, 80대는 ‘8살’의 마음가짐으로 배우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어르신 대상으로 ‘건강 행복 수업’을 전개하는 나 자신이 가슴 뿌듯하다. 이것이 제2인생을 사는 평생학습 강사의 보람인가 보다. 포크댄스로 신중년의 신바람나고 행복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나의 작은 꿈이다. ‘포즐사’ 배너 현수막 두 개를 들고 귀가하는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