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산책길에 아파트 가까이에 있는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환경플랜트를 들렸습니다. 학교에서 나오는 오수를 정화하여 깨끗한 물로 배출하는 것을 보니 학교이미지가 달라집니다. 기업이윤만을 고집하지 않고 사회와 국가의 미래,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잘 꾸며놓은 야생화 단지, 연못 분수대, 물레방아를 둘러보니 정서가 순화되고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어느 나무를 보니 꽃이 만발하였네요. 자연히 나무 표찰로 눈이 갑니다. '병꽃나무'
"아니, 이건 병꽃나무 꽃이 아닌데?"
자세히 보니 환삼덩굴이 병꽃나무를 완전히 뒤덮었습니다. 그대로 두다간 병꽃나무는 광합성 작용을 못하여 말라 줄을 것 같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학교 선생님의 근성이 나온 것이지요.
주위에서 나뭇가지를 가져다가 환삼덩굴을 걷어냅니다. 팔뚝이 가시에 긁히고 손에 가시가 박힙니다. 얼마나 덩굴줄기가 센지 나뭇가지가 꺾어집니다. 다시 쇠막대를 주워 작업을 계속합니다. 환삼덩굴로서는 날벼락이지요.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한참을 하다보니 병꽃나무를 괴롭히는 것이 또 있네요. 바로 며느리배꼽. 이것은 벌써 열매를 다 맺고 잎이 시들어져 있습니다. 이것도 마저 걷어내야 직성이 풀립니다. 병꽃나무 살리기 작전에는 봐주기가 없습니다.
지나가는 직원이 "무엇을 하냐?"고 묻습니다. "보시다시피 덩굴을 걷어내고 있다"고 답하니 "나무가 필요하면 한 쪽 뿌리를 캐어가라"고 합니다. 나무에 욕심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죠. 나무를 살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한 30여분 간 하니 작업이 다 끝났습니다. 함께 동행을 한 아내가 사진을 찍고 거들어줍니다. 병꽃나무 한 쪽 가지를 보니 수줍게 연분홍꽃이 피어 고맙다고 인사를 합니다. 덩굴을 걷어낸 병꽃나무는 이제 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자연의 모습입니다.
선생님이란 직업, 참 이상하죠. 속일 수 없습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그 본성을 드러냅니다. 그냥 지나쳐도 되건만 그냥 가지 않습니다. 그냥 못 갑니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갑니다. 그래야 직성이 풀립니다.
오늘, 一日一善을 실천했습니다. 일요일 아침, 출발이 가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