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험이나 교원임용시험등에서 어떤 강사가 문제출제경험이 있다면 특강비를 내더라도 그 강사의 강의를 듣기 위해 수험생들이 구름같이 모여든다. 정규강의가 아니고 약간의 시간을 내서 실시하는 특강일지라고 수험생들의 관심도는 매우높게 마련이다. 혹시 시험과 관련된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이다. 또한 수능출제위원을 지낸 교수나 교사가 주변에 있을 경우 인기는 상한가이다.
2008학년도 입시때부터는 내신성적과 논술의 비중이 매우 높아진다고 한다. 특히 지금의 수능위주에서 내신이 더욱더 중요시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초창기에는 내신이 별다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따라 내신의 중요성이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요즈음 학생들로부터 출제위원이 무색할 정도로 학교수업을 소홀히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신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는 학교수업을 잘 들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다. 그것은 학교시험을 출제하는 것은 해당학교 교사들이기 때문이다. 즉 교사들이 바로 학생들의 대학진학을 결정짓는 정규고사의 출제위원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출제위원들이 특강도 아니고 정규수업을 진행하는데 잠을자고 수업을 듣지 않는다는 것은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일반 학원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출제위원을 찾아다니는 수강신청과는 너무나 거리가 크다. 출제경험이 있는 강사는 겨우 경험이 한 두번 있을 뿐인데도 인기가 높다. 그런데 학교교사들은 그렇지 않다. 학생들이 외면한다. 막연히 학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학교교사들은 출제경험이 한 두번 있는 강사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매번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출제위원이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출제위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을 뿐 매우 중요한 시험의 출제위원임에 틀림이 없는데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잘못된 인식때문이다. 또한 그런 인식을 갖게하는 이면에는 학부모의 잘못된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사교육불패'의 인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어디 고등학교 뿐인가. 중학교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이 학원에서 배우는 것은 중요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원에서 가져오는 자료들을 보면 학교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들이 간혹 있다.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이미 7차교육과정에서는 빠져있는 6차교육과정에서 다루어졌던 내용들도 포함된 경우가 있다.
학교에서 안배운 것을 가르쳐주면 무조건 학원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도리어 학교시험에서 출제되지 않는 부분을 가르치는 학원을 원망해야 옳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교사들이 출제위원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학부모는 이를 인식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학교공부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어렸을때부터 학교가 우선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학부모들의 노력이 아쉽다. 인식의 전환이 바로 교육발전의 초석이 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