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중학교 1학년 1반의 다섯 여학생들이 12월 16일(토)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에 참가하여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지도자가 감동을 받았어요. 어떤 감동이냐고요? 바로 그들의 성실함 때문이죠.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오후에 열리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20명 내외의 중·고등학생들은 대개 환경보전 활동을 형식적으로 합니다. 열심히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빨리 시간을 채우고 봉사활동 3시간을 인정 받으려 하죠. 호수 주변에 있는 쓰레기도 처음엔 잘 줍지만 나중엔 시들해집니다.
그러나 오늘 참가한 여학생들은 시종일관 변치 않았어요. 쓰레기를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줍더라고요. 갈수록 쓰레기 봉투는 무거워지는데 개의치 않습니다. 호수 주변을 비롯해 항미정 근처, 농촌진흥청 정문 앞, 농촌진흥청내의 도로변까지 깨끗이 줍는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요즘의 영악한 중학생들 모습하고는 딴판입니다. 원래 서호중 10명이 참가신청을 하였는데 날씨가 춥고 날이 일찍 저물고 하니까 포기한 학생이 반이나 됩니다. 그러나 이 학생들은 수원기상대 집합에서부터 시각도 잘 지키고 활동도 성실히 하였습니다.
맨 마지막 분리배출까지 능숙하게 처리하는 것을 보고 또 한번 놀랐습니다. 지갑을 열어 사비로 그들에게 쵸코파이를 사 주었습니다. 근처 농민회관에 모여 '서호사랑' 형성평가도 하고 소감도 발표하다보니 어둑어둑할 무렵에서야 프로그램이 끝났습니다.
활동 참가 기념으로 분리배출한 쓰레기통 앞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들이 발표한 것 중에서 기억이 나는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평상 시에는 서호에 쓰레기가 잘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 주우려 하니 이렇게 쓰레기가 많은 줄 몰랐어요."
"저는 팔 힘 좀 길러야겠어요. 그 무거운 쓰레기 들고 다니다 보니 팔이 아팠어요."
"저는 서호를 오염시키지 않겠어요. 물고기 서호납줄갱이가 멸종된 것도 오염이 원인이잖아요."
"저는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을 본받고 싶어요. 백성들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이 저수지를 만든 것이잖아요."
중학교 1학년이라 순수하기만 하다. 가르치는 내용이 그대로 침투가 된다. 꾀나 요령을 피울 줄 모르는 착한 그들이 요즘 학생들로 보이지 않는다. '서호사랑' 3시간 30분 프로그램은 오늘 알차게 끝났다고 자위를 해본다. 토요휴무일 귀중한 시간 협조하여 주신 수원기상대 최운 통보관님께 감사를 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