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1 (월)

  • 구름많음동두천 24.8℃
  • 맑음강릉 22.9℃
  • 구름많음서울 24.0℃
  • 구름조금대전 24.4℃
  • 맑음대구 20.9℃
  • 맑음울산 19.9℃
  • 구름많음광주 23.9℃
  • 맑음부산 19.4℃
  • 구름많음고창 23.4℃
  • 구름많음제주 23.8℃
  • 구름조금강화 21.0℃
  • 구름조금보은 20.6℃
  • 구름많음금산 24.3℃
  • 구름많음강진군 20.3℃
  • 맑음경주시 21.8℃
  • 구름많음거제 18.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아줌마 혁명'에 거는 기대만큼

'아무리 색다른 해결책을 제시해 봤자 요즘 엄마들은 자신들이 이미 분석해 놓은 토대 위에 결론도 스스로 낸다'며 '엄마들이 책도 많이 보고 이것저것 주변에서 보고 듣는 것이 많아 웬만큼 알아서는 상대할 수가 없다', '아이에게 정성스레 먹을 것 챙겨주고 그저 공부 열심히 하기만을 조용히 기도하는 게 최선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40대 아줌마들은 다르다. 아마추어 전문가라고 할 정도로 교육 정보에 정통하고 교육에도 열정적이다.', '우리나라 공교육은 교육 목표나 교과 과정에 대한 정보가 제한되어 있다. 엄마들이 얻는 교육정보라는 게 입시 위주의 학원 정보가 다다. 아이들이 공교육 현장에서 배우는 전 교육 과정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 이런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다.'

무슨 이야기들인가 싶겠지만 요즈음 386세대 엄마들에 대한 이야기이다.(동아일보, 2007.1.19) 그 이야기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학교교육을 더이상 믿을수 없다는 의식을 가졌음이 곳곳에 보인다. 그러나 공교육만 불신하는 것 같지는 않다. 사교육도 모든 것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나타난다. 결국 교육전체를 모두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드디어 아줌마들인 엄마들이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386세대가 누구인가. 어려운 시절에 공부했고 가장 어렵고 변화많은 입시를 거쳐서 대학진학을 했던 그들이다. 그때는 무조건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진학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나머지 부분은 생각할 여유도 없이 지내던 시절이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아줌마인 엄마뿐이다. 그들이 나설 수 밖에 없는 또하나의 정당한 이유이다.

이렇게 엄마들이 나서고는 있지만 그렇게 나서게 된 이유가 바로 공교육부실에 있다는 것인데,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그동안 공교육을 살린다는 이야기를 셀 수 없을 만큼 들어왔다. 그럼에도 공교육이 살아날 것같은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공교육은 죽은 적이 없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언제 공교육이 죽었단 말인가. 자꾸 죽음으로 몰고가는 일이 생기긴 한다. 죽지않은 공교육인데 어떻게 살린다는 이야기인가. 다만 죽지말고 더 힘차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이 공교육일 뿐이다.

학교교육과정에 대한 것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엄마들의 이야기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교육당국과 학교에 있다. 그만큼 학교가 아직도 개방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한 주체인 학부모들에게 학교의 교육과정을 모두 오픈하여 그들이 100%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당국과 학교의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인내가 필요한 부분이긴 하다.

아이들의 욕구를 모두 채워줄 수 있는 곳은 오직 엄마뿐이라고 한다. 결국 공교육은 물론, 사교육까지도 그것만 가지고는 욕구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엄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많은 386세대 엄마들은 느끼고 있다. 그에따라 과감히 다니던 직장마저도 버리고 아이들을 위해 나서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엄마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다만 학교를 축으로 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다같이 노력할때 학교교육은 정상화가 가능하다. 그 중에서 드디어 학부모인 엄마들이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이 나서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열정과 의욕이 대단하다. 그러나 단 한가지 우려스러운 것이 있다. 교육은 열정과 의욕만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부모들만의 열정으로 목적달성이 될 수 없고 교사들만의 열정으로도 목표는 달성되기 어렵다. 교육의 3주체가 모두 노력해야 가능하다. 학교와 학부모의 의사소통도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열정적으로 관심을 갖더라도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다함께 노력해야 하는 또하나의 이유이다.

자식교육 잘시켜서 성공시키고자 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백번 옳다. 그러나 학교교육 자체를 불신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학교에 과감히 필요한 것을 요구하고 학부모들 나름대로도 학교발전을 위한 연구를 함께 해야 한다. 내 자식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사고는 버려야 한다. 내자식도 잘되고 우리나라의 교육도 잘 되도록 함께 염려하고 노력해야 한다.

어쨌든 386세대 엄마들의 혁명이 학교교육도 발전시키고 자신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도 키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엄마들은 학교를 믿고 학교는 학부모를 믿어야 한다. 사소한 것으로 학교교육을 불신하는 학부모가 있어서는 안된다. 좀더 발전적인 대안을 가지고 학교에 요구해야 한다. 학교교육을 이해하려는 적극적인 노력도 386 엄마들이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아일보기사 원문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