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1 (월)

  • 구름많음동두천 24.8℃
  • 맑음강릉 22.9℃
  • 구름많음서울 24.0℃
  • 구름조금대전 24.4℃
  • 맑음대구 20.9℃
  • 맑음울산 19.9℃
  • 구름많음광주 23.9℃
  • 맑음부산 19.4℃
  • 구름많음고창 23.4℃
  • 구름많음제주 23.8℃
  • 구름조금강화 21.0℃
  • 구름조금보은 20.6℃
  • 구름많음금산 24.3℃
  • 구름많음강진군 20.3℃
  • 맑음경주시 21.8℃
  • 구름많음거제 18.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제언·칼럼

일본의 움직임 참고하되, 따라가면 안된다

교육부에서 제시한 교육과정 개정안에 주5일 수업제의 전면실시에 대한 방안이 빠져있어 주5일 수업제의 전면실시가 예정보다 늦춰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일본에서 토요일 수업을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옴으로써 주5일 수업제의 조기실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미 일본은 70년대 초반부터 '여유교육(유토리(餘裕)교육)'을 표방해 왔으나 학생들의 학력저하가 심화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이를 포기하고 학력신장을 위해 새로운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여유교육이란 체험활동등을 강화하여 종합적인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는 교육으로 일본은 이미 30여년 전부터 교육의 근간으로 해왔다.

일본의 교육재생회의는 지난 19일 의무교육 대상인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수업시간 10% 늘리기'와 '토요일 수업 부활'을 골자로 하는 1차 보고서 최종안을 확정지었다. 이 안은 24일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에게 공식 전달돼 이르면 올해 안에 실시될 전망이다. 공립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수업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1977년 이후 처음이다(중앙일보, 1월 20일자). 이러한 일본의 행보에 따라 우리나라의 주5일 수업제의 전면실시가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 주5일 수업제을 전면실시하면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학부모단체들의 주장이 힘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과 우리는 엄연히 다르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30년 전 과잉 교육에 대한 폐해가 지적된 이후 공립 초등.중학교에서 수업시간 10%, 교육내용 20%가 줄어들었고 10년에 한 번꼴로 진행된 학습지도방침의 개정에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되었다. 92년부터는 한 달에 한 번씩 주5일 수업이 실시됐고, 95년부터 한 달에 두 번, 그리고 유토리 교육이 본격 도입된 2002년부터는 토요일 수업이 완전 폐지되고 교육 내용도 추가로 30%가 줄었다. 확연히 한국의 교육과정개편과 다른점이다.

우리는 교육과정이 개정되더라도 수업시수의 축소는 거의 없었다. 잠깐 1-2시간 줄어든 적도 있었으나, 7차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다시 늘어나서 현재와 같아졌다. 지난해에 월 2회의 토요휴업을 하도록 하면서 주당 1시간 정도의 감축이 있었으나, 교과수업의 감축이 없었기 때문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2005년 11월 29일에 교육부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위탁하여 연구한 결과를 중심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강당에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 개정 시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주5일 수업제가 전면실시되더라도 주당 수업시수를 2시간 정도 감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된적이 있다. 현재 주당 33시간에서 추가로 1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중학교의 경우). 주당 32시간의 수업시수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주5일 수업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면서 연간수업일수를 175일 정도로 감축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190일 정도가 적절하다는 교육과정평가원의 연구결과에서 제시하였다. 일본보다 15일 정도의 수업일수를 더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도 방학일수가 현재보다 7일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교육과정평가원의 연구결과이다. 최소한의 시수를 감축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기본안 이었다. 실제로 주5일 수업제가 전면실시되더라도 주당 2시간 이상의 감축이 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본의 토요수업부활 분위기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 다시 손을 대거나 주5일 수업제의 전면실시가 늦춰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우리의 특징을 살려 독자적으로 교육과정을 발전시켜 나가면 그만인 것이다. 특히 주5일 수업제를 도입해도 일본의 경우보다 수업시수의 감축이 많아지지 않을 것이고, 일본처럼 여유교육을 실시한 적도 없다. 이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절대적인 강점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움직임을 참고할 필요는 있지만 따라갈 필요는 없다. 도리어 주5일 수업제를 전면실시하기 이전에 이웃나라인 일본에서 이런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가 좀더 검토할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주5일 수업제 도입은 시대적인 요구가 된지 이미 오래다. 전면실시 이전에 충분한 연구와 대비가 될 것으로 본다. 독자적인 교육과정의 운영이 필요하다. 이웃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넘겨버리기 어렵더라도 참고만 할 뿐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더 많은 나라에서는 주5일 수업제를 성공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