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따위를 연구하고 닦음', 국어사전에 나오는 '연수[硏修]'의 의미이다. 이것을 보면서 교사에게 연수라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국어사전의 의미가 정확히 맞는다. 그렇지만 그것을 좀더 확대해서 생각해 보면 교사에게 연수라는 것은 '학문을 연구하고 닦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더라도 국어사전의 의미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즉 '학문 따위를 연구하고 닦음'에서 알 수 있듯이 학문 뿐 아니라 다른 부분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위'의 의미가 '[명사 뒤에 쓰여] 앞에 나온 것과 같은 종류의 것들이 나열되었음을 나타내는 말.'을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결국 연수라는 것은 학문뿐 아니라 학문에 기초하되 그에 걸맞는 다양한 것을 연구하고 닦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교사에게 있어서 연수라는 것은 국어사전의 의미보다 훨씬 더 확대 해석되어야 한다. 수업을 잘하기 위한 기술연마, 학생들을 잘 지도하기 위한 방안연구, 학급경영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 개발, 교과지도를 잘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개발 및 자료개발 등이 모두 연수의 범주에 속할 것이다.
갑자기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연수의 의미 타령인가 싶을 것이다. 그냥 연수를 열심히 받으면 그만인데도 '연수'의 의미를 꺼낸데에는 이유가 있다. 올해부터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소속 교사들에게 매년 15시간 이상의 연수를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하여 한마디 하고자 하다보니 서론이 좀 길어졌다. 또 한번 연수를 받으라면 받으면 그만이지 무슨 의미타령인가 의아해 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다음의 내용을 읽어보면 고개가 조금은 끄덕여 질 것이다.
요즈음 학교풍토중의 하나가 바로 교사들이 연수를 이례적으로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교원평가제 도입과 관련이 전혀 없다고 부정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교원평가제도입이 교사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항상 앞서가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전체 교사들에게 일정시간 이상의 연수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그 연수의 인정범위를 명확히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즉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실시되는 연수(대개는 매주 1시간 정도씩 특정요일을 정해놓고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도 연수의 범위에 포함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매주 1시간을 교직원연수시간으로 정해놓고 다양한 연수를 하고 있다. 학교행사뿐 아니라 학생들의 생활지도, 학습지도, 보건교육에 이르기까지 일선학교에서 실시하는 연수의 종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당연히 이들 연수를 연수시간으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 연수를 꼭 외부에 나가서 받아야 하고 또한 학문적인 바탕과 관련되어야만 인정해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연수는 자발적인 연수가 가장 효과가 높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만일 학교자체연수는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인정해 주기 곤란하다면 최소한 외부강사를 초청해서 실시되는 연수만이라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의무적인 연수시간에 포함시켜야 함은 물론, 연수이수학점에도 포함시켜 주어야 한다.
만일 학교자체연수는 인정해 주지 않고 외부에서의 연수만 인정해 준다면 교사들의 연수의욕을 꺽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연수의 목적을 이야기할 때 '교사의 전문성신장'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렇다면 연수의 때와 장소가 따로 필요없다고 본다. 어떤 장소에서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연수를 받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 연수가 전문성신장에 도움이 되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학교자체에서 실시하는 연수가 전문성신장에 가장 효과적임은 물론 현실적인 연수라는 것을 감안할 때 학교자체연수를 공식적인 연수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