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 확대, 능력중심 승진구조, 교장 공모제 시행, 교원성과급 차등지급폭 확대' 최근에 교육부에서 내놓았거나 적극추진을 밝힌 내용들이다. 이른바 교단개혁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을 앞세워 교원들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5년마다 교원평가결과를 토대로 문제교사를 걸러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학부모나 일반인들의 의견이다.
이제는 교원평가제 도입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교원들을 걸러내겠다는 것을 완전히 드러내고 있다. 애당초 교육부의 의도였을 것이다. 여기에 교원성과급 차등지급폭을 확대하여 교원평가와 함께 묶어서 교단개혁에 활용하겠다는 의도까지 나타났다. 경쟁을 부추겨서 교단을 개혁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공교육을 정상화 하겠다고 한다.
일일이 문제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가 없어서 제기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그동안 수많은 문제를 제기해도 귀담아 듣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교단개혁만이 교육정상화의 길인가이다. 그동안 잘못펼친 교육정책으로 학교교육이 잘못가고 있는데 왜 교원들에게만 전가하려는 것인가. 교사들에게만 책임을 물으면 교육이 정상화 되는가. 과연그럴까. 겉포장은 그럴듯하지만 내용물은 엉망인 것과 다를바 없다.
꼭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교직사회의 특수성을 누구보다 더 잘알고 있는 교육부에서 왜 이렇게 포장만 그럴듯하게 해서 자꾸 교단개혁을 시도하느냐이다. 교원평가를 하겠다고 하지만 능력있는 교원을 선별해내기 보다는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확률이 더 높은데도 원안대로 밀어 붙이겠다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교직의 특수성을 다른 곳에서는 인정하지 않더라도 교육부에서만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의 본격적인 추진을 방학을 이용해서 기습적으로 발표하는지 모르겠다. 교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시행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교원평가확대하여 교사들끼리 경쟁시키면 교육의 무엇이 변할 것으로 보는가. 학생들 잘 가르쳐서 학력이 쑥쑥 성장할 것으로 보는 것일까. 학생들의 학력이 전적으로 교사들의 자질 문제일까. 일부는 그럴수도 있겠지만 전적으로 그런것은 아니다. 학교를 학원처럼 무조건 가르치기만 하면 끝나는 곳으로 해주면 모든것은 해결된다. 교사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면 학교교육은 정상화 된다. 교사들에게는 2중, 3중의 업무를 강요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학교를 포장만 해놓고 내용물에 관심없이 지내온 것이 누구인가. 겉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제대로 채워야 교육은 정상화되는 것이다.
승진규정 개정해놓고 능력중심 승진제도라고 떠들고 있다. 젊은사람이 승진할 수 있도록 하면 능력중심 승진제도인가. 그렇다면 나이많은 교사가 승진하면 능력없는 사람이 어쩌다가 재수 좋아서 승진한 꼴이 되는 것인다. 교육부의 가장 큰 오류이다. 어째서 '젊음=능력'이라는 등식을 억지로 성립시키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부분도 포장만 그럴듯하게 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교장공모제하면 유능한 교장이 탄생하는가. 교장은 교수직이 아니다. 학교를 경영해야 하는 위치이다. 기업을 경영하려면 해당분야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다른 기업과 경쟁을 할 수 없다.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생산에서 판매까지 모든 것을 한눈에 파악하고 있는 자만이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것이다. 학교도 마찬가지이다. 학교경영자가 되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학교경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다. 그런데도 아무나 교장시켜서 학교를 발전시키겠다고 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교장 공모제 역시 겉포장만 그럴듯하게 해놓은 것이다.
교육부는 겉포장만 그럴듯하게 해놓은 모든 정책을 뜯어내고 내용물부터 다시 채워야 한다. 학부모들이 원하고 있다고 하지만 솔직히 리포터도 학부모이다. 학부모 입장에서 볼때는 이런 일련의 정책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다만 학교에서는 내 아이 잘 가르쳐 준다면 그것이 최고이다. 이런 문제로 학교가 자꾸 시끄러워 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것때문에 내 아이가 제대로 공부하는데에 방해 받을까 염려스러울 뿐이다. 일반 학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교장이 되는지 모른다. 아니 관심도 없다. 그런데 공모제 한다고 하면 교육부의 의도만 믿고 찬성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학부모가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포장이 잘 되어 있으면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를것이 없는 것이다.
교단을 개혁해야 한다는 교육부의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식의 개혁에는 동의할 수 없다. 모든 것에는 절차와 방법이 있어야 한다. 충분한 공감대도 필요하다. 무조건 만들어놓고 따라오라고 강요해서는 안된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추진해서는 안된다.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