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병開學病[명사] 1. 방학동안 너무 잘 놀다보니 개학날부터 무기력해진 상태 2. 모든 것이 귀찮아지고 학교 다니기 싫어지는 상황
예문▶ 나 개학병에 걸렸나봐. 학교 다니기 싫어. 유래▶ 방학만 되면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는 초등학생들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만들었다.
국어사전에는 없지만 인터넷 신조어 사전에는 나오는 ‘개학병’의 뜻풀이다. 참 기발하다. 요즘 아이들은.
어쩜 이런 재기발랄한 발상을 하는지 가려운 데를 콕 찝어 시원하게 긁어주는 데는 뭐있다. 하여튼 상상도 못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는 깜짝깜짝 놀랜다. 한 번씩 일을 크게 저질러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 대책없음에도 깜짝깜짝 놀래지만 말이다. 이게 오렌지 같은 상큼발랄한 신세대들의 특징이 아니겠나? 극과 극을 오가는 그런 톡 쏘는 상큼함과 진득하지 못한 가벼움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이지만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내가 기성세대의 반열에 들은 것만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 기성세대인 부모님들은 ‘우리는 예전에 안 그랬는데 요즘 아이들은 참 버르장머리가 없어’라던지, ‘이 놈의 세상이 어떻게 될려고 참 말세야 말세’라는 한탄을 많이 했었다. 미니스커트에 장발족, 청바지에 통기타가 눈총의 대상이 되었고 곧 이어 이 놈의 세상이 끝장날 것이라는 말들도 많았었다.
하지만 세상은 끝나지 않았고 우리나라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경제대국의 자리에 올라서 동남아로 유럽으로 세계여행을 다니는 고소득 국민이 되었다. 요즘은 경제사정이 바닥을 치고 있어 대량실업난에 허덕이고 있긴 하지만 아시아에서 잘 사는 나라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내가 꼬마일 때 부자 나라였던 필리핀이 지금은 형편없이 못사는 나라가 되어 우리에게 굽신거리는 신세가 된 것만 보더라도 말이다.
이것이 모두 우리의 부모님세대가 자신은 못먹고 못배웠으면서 자식만큼은 어떻게든 교육을 시켜야겠다는 열의가 이룩해낸 산물임은 그 누구도 부정치 못할 것이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고 했던가? 그 자식이 자라서 부모가 된 지금, 우리 현재의 기성세대는 그보다 한 술 더 떠서 생활비 가운데에서 가장 큰 비중을 교육비에 투자하고 있다. 뒷바라지하는 부모들도 그에 따라야하는 아이들도 넘치는 교육열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본다면 학원 뺑뺑이에 지쳐 공부시간에도 졸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배워서 남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그런 믿음만큼은 갖고 있다. 힘들게 받은 배움이 나중에 국력을 신장시키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그런 확신 말이다. 늘 선생님보다 바쁜 책가방 무거운 아이들, 방학 때도 쉬지 못하고 학원돌이를 해야 하는 아이들, 개학하면 만나게 될 사랑하는 우리 반 아이들,
“방학 재미있게 잘 보냈니?”하고 물으면 아이들은 귀가 터져라 이구동성으로 대답할 것이다.
“아뇨, 재미 없었어요” “학교에 오고 싶었어요.”
이러면 한번쯤은 빠지게 되는 착각. ‘혹시 선생님인 내가 보고 싶어서?’ 그래서 한국말은 뒷말을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맨날 학원에 다니고, 놀러도 안가서 지루했어요.” “애들이 모두 학원다니니까 안다니면 또 심심해요.”
이런 말이 대세인 가운데 가끔 좋았다는 얘기도 들릴 것이다.
“할머니 댁에서 실컷 놀았어요. 짱 재미있었어요.”
방학이 재미있었다는 대답이 손꼽을 정도의 소수에 한한다는 게 안타까울 때가 많다. 너도나도 방학이면 여한 없이 실컷 놀았기에 그 후유증으로 개학이면 앓던 개학병! 다 옛말이 된 것 같다. 세태가 이러니 신조어로 이름 붙여진 ‘개학병’의 의미도 따라 변해야하지 않을까?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개학병開學病[명사] 1. 방학동안 너무 공부만 하다보니 개학이 기다려지는 상태 2.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학교 다니고 싶어지는 상황 예문▶ 나 개학병에 걸렸나봐. 학교 가는 게 좋아. 유래▶ 방학만 되면 학원으로 뺑뺑이를 돌아야하는 초등학생들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만들었다.
신세대임을 가장해 기성세대인 내가 만들어 보았다. 형식에 맞추어 고대로 흉내낸 거라서 좀 어설픈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따라해 보는 것도 참 재미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