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다보면 날씨와 관련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게된다. 올해도 수능한파가 어김없이 찾아올것같다는 이야기는 흔히 듣는 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그보다 훨씬 이전에는 대학입시한파, 고입선발고사한파라는 이야기도 흔히 접했었다. 꼭 그런것이 아님에도 어쩌다 한파가 밀려오면 꼭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하곤했다. 여기에는 당연히 언론의 역할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입시는 크고작고를 막론하고 세간의 관심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교사들 사이에서는 입시한파와 더불어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 또 한가지 있다. 바로 개학한파나 개학무더위인데, 일반인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교직생활을 오랫동안 하다보면 이 역시 딱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번주 하반기에서 다음주 초반이면 각급학교들이 개학을 하게된다. 이미 개학을 한 학교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음주 월요일을 전후하여 개학을 한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이미 이해를 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겨울답지않게 따뜻했던 날씨가 이번주 들어서 조금씩 추워지더니 주말로 가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늘, 내일을 포함하여 주말까지 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고보니 개학때가 다가왔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또다시 개학한파가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기억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에도 무더위가 밀려왔었다. 기상청의 자료를 보면, 서울의 경우 지난해 8월 19일의 최고기온이 29.7도, 20일은 26.6도였던 것이 각급학교들이 개학을 할 때쯤인 8월 21일 30.5도 8월 22일은31.6도 23일 30.6도, 24일 30.7를 각각 기록하였다. 이때 쯤이면 무더위가 약간은 덜해지는 시점인데도 개학때를 맞추어 1주일정도의 날씨는 개학무더위를 몰고 온 것이다. 우연의 일치 치고는 비교적 잘 맞는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들 입시한파나 개학한파등이 매번 밀려온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렇더라도 때를 맞추어 한파가 밀려온 빈도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았던 것은 사실인 모양이다(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지 못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일이 많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연초가 되면 그해 운세나 토정비결등을 자주본다고 한다. 그 운세가 맞을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그때 뿐이지만 1년을 지나면서 좋은 일이나 나쁜일이 생기면 그때 보았던 운세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 그 운세가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따라서 매번 들어맞지 않더라도 가끔씩 맞는다면 대부분 맞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어쨌든 올해도 개학때가 되면서 그동안의 날씨와 다르게 한파가 밀려왔다. 날씨는 분명 자연의 현상으로 나타난다. 그렇더라도 때가되면 뭔가 자주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날씨이고 보면 날씨변화가 그리 단순한 것만은 아닌것 같다. 요즈음의 어수선한 교육계를 대변하고 있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