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새벽에 발생한 충북 제천시 제천고등학교 방화 사건은 학교생활에 불만을 품은 학생들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경찰서는 2일 학교에 불을 지른 혐의로 제천고 3학년 A군과 다른 학교 2학년 B군을 붙잡았다. 제천고는 학생들을 대학에 많이 진학시키기 위해 자율학습과 보충학습 등을 많이 시키는데, 성적이 낮은 A군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자주 야단을 맞았고, B군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최근 다른 고교로 전학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학교는 각양각색의 생각과 환경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학생들은 매일 아침 학교에 등교를 하는 곳이다. 그래서 그들은 학교생활에 대한 적응 방법과 학교 공부에 대한 자발성, 흥미, 관심사가 다 다르다. 그런데 학교는 그러한 다양한 아이들을 수용하여 개개인의 적성과 취미 학업능력 수준에 맞춘 프로그램이 없다. 전체적인 일률적 학습에 학생들의 행동은 대부분 통제되어지고 있다.
학교의 일률적 프로그램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학교가 학생들에게 너무나 많은 강제와 강요를 하면서 학교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그 철없는 아이들이 학교에 불을 지르기까지 했을까? 분명 그것은 아이들의 잘못만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시스템에 대한 아무런 반성도 없이 학교가 학생들에게 권위적이고 일제적인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려고만 한다면 이와 비슷한 일이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지 모른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학교가 가기 싫다. 그래서 매일 아침 등교시간만 되면 배가 아프다고 하소연 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좀 더 큰 아이들이 좀 크게 표현한 것이 제천고등학교 방화 사건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나 교사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여야 한다. 학생의 다양성에 맞춘 교육과정의 다양한 모색, 교사들이 학생을 무조건 억압과 강제로서 가르치려 들지 말고 학생들을 고민과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학생과 함께 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학교는 우리 아이들을 모두 변호사, 판사, 검사를 시키고 싶은 것인가? 학생들은 모두 좋은 대학을 보내 부모 낯을 내거나 학교의 위신을 세우는 도구가 아니다. 물론 세상을 살다보면 제 학고 싶은 대로 제가 좋아 하는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 그러다 보면 인생의 낙오자가 되거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아이들도 그것을 이해할 것이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학교는 마냥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런 아이들에 대한 배려를 높여 혹여 인생의 낙오자 사회의 낙오자가 될지도 모르는 아이들을 바르게 키워 줘야 하는 곳이 학교다. 개인적으로 볼 때 한사람의 가치는 우주만큼 크고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학교는 그러한 낙오자 한명에게도 정성과 최선을 다해야 하는 곳이다.
여기에 교사의 역할은 매우 크다. 교사는 지식교육에 앞서 개인적인 학생에 대한 이해와 인간적인 만남을 통해 단 한명의 낙오자에 대해서도 인내와 사랑으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교사가 앞장서서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지는 않은지 이번 제천고등학교 방화 사건을 통해서 반성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