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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생활지도 왜 기피하는가

서울시내에는 지역교육청내에 있는 초, 중, 고등학교를 몇 개씩 묶어서 지구별 장학협의회를 구성하고 있다. 지구별 장학협의회이긴해도 교장협의회, 교감협의회, 교과협의회 등도 이렇게 나누어져있다. 전체 지역교육청을 하나로 묶으면 각종 협의회등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편의상 나누어놓은 것이다. 전체를 하나로 묶는 것보다는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이 안에는 생활지도부장 협의회도 속해 있는데, 며칠전에 우리학교가 속해있는 지구의 생활지도부장 협의회가 열렸다. 10개의 초, 중, 고등학교가 속해 있는데 생활지도부장이 바뀌지 않은 학교가 2개학교뿐이었다고 한다.

여기에 참석한 생활지도부장들은 한결같이 '연속해서 생활지도부장을 해야 학생지도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솔직히 학교에서 생활지도부장의 위치가 매우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2년 혹은 3년연속 한다는 것은 보통의 각오로는 어렵다'고 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생활지도부장을 하다가 '패가망신[敗家亡身]'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한다. 주변의 학교에서 학생지도와 관련하여 생활지도부장이 소송에 걸린 경우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송에 휘말리는 바람에 전재산을 다 소송비로 사용한 생활지도부장의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사정때문에 일선학교에서는 생활지도부장이 기피 1호의 보직이다. 서로가 하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매년 바뀌는 것이 그리 새삼스럽지는 않다. 생활지도부장을 기피하는 이유는 업무의 어려움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신분불안'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잘해 보려고 학생지도를 열심히 한 것이 죄라면 죄인데, 학부모들은 그것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조건 학교책임, 생활지도부장 책임으로 돌리려는 인식이 문제인 것이다.

반면,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좀더 강력한 생활지도를 해주기 원하는 경우가 많다. 두발문제, 복장문제등을 학교에서 강제해서라도 바꿔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국가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을 중요시하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그보다 제대로된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측면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 결국은 학생지도는 교사, 학부모가 함께 해야 효과적이라본다.

기피하는 것은 생활지도부장뿐이 아니다. '스쿨폴리스'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출발한 제도가 있다. 그러나 스쿨폴리스제도가 정착하기도 전에 그것을 담당하려는 인사가 많지 않은 문제점에 봉착하고있다. 우리학교의 경우도 교내순시를 하던 자원봉사자가 1년만에 그만두었다. 업무적으로나 학생지도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새학년이 시작된지 거의 1개월이 흐른후에 인선을 겨우 한 상태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담당자가 없다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 걸까. 일단 학교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안에 대해서 학교나 생활지도부장의 잘못된 처리로 인해 학생에게 심각한 피해가 간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즉 일반사건과 똑같이 취급하지 말고 학교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고의가 아닌 경우에는 최대한 보호를 해 주어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 학부모들은 생활지도부장으로 최선을 다했음에도 무조건 소송을 하는 경우들이 많다. 이것은 결국은 교권침해로 이어져서 생활지도부장이 심각한 상처를 받게 된다.

또한 최소한 생활지도부장에 대한 우대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에서는 우대책으로 제시하는것이 '승진가산점부여'를 많이 거론하는데, 이는 우대책이 아니다. 모든 생활지도부장이 승진가산점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런 우대책보다는 실질적인 우대책이 필요하다. 생활지도부장에게는 보수나 수업시수등에서 적극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해서 생활지도부장 기피현상이 사라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그렇더라도 가시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면 실시하는 것이 옳다고본다.

만일 소송에 휘말릴 경우는 어느정도의 소송비용은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부담해 주어야 한다. 생활지도부장이 모두 책임지도록 방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다. 결국 책임만 강조하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날로 어려워지는 학생지도를 효과적으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깊은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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