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의 일이다. 교내 메신저에 메시지가 하나 수신되었다. 발신은 교장선생님(대방중학교 이선희 교장선생님)이었고 수신은 전체교직원으로 되어있었다. 여간해서는 교장선생님이 직접 메시지를 전체 교직원에게 보내는 일이 거의 없었다. 흔하지 않은 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뭔가 급한일이 있는경우가 아니라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것이 교장선생님의 메시지다. 꼭 하실 말씀은 직원회의 시간에 하신다. 그런데 아침부터 메시지를 수신하니 긴장이 되었다.
- 어버이날 메세지 - 어머니를 안아드린 것이 언제였나요? 아버지의 손을 잡아본 것이 언제였나요? 어머니를 안아드린것이 언제였나요? 오래전에 우리가 받았던 것을 돌려드릴 때입니다. 손톱을 깎아드리고, 발을 씻겨드릴 때입니다. 어깨를 주물러드리세요. 어머니 등 뒤에서 살짝 안아보세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과 감동이 서로의 가슴에 물결칠 것입니다.
때를 기다리면 못합니다. 다음에 해 드려야지, 하면 늦습니다. 형편이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힘들면 힘든대로, 그 마음 그대로 가지고하면 됩니다. 일상처럼, 습관처럼, 버릇처럼 많이 만져드리고 많이 안아드리는 것이 사랑이며 행복이고 진짜 효도입니다.
메시지를 끝까지 읽고나니 '아하, 오늘이 어버이날이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특별한 날이다가오면 직원회의시간이나 직원연수시간에 특별한 말씀을 하시곤 했었다. 아마도 이번에는 직원회의와 직원연수시간이 맞지 않아서 직접 메시지를 보내신 것 같았다. 끝까지 읽고 또 한번 읽어 보았다. 모두 옳으신말씀에 감동을 받기에 충분했다. 우리학교 모든 선생님들이 같은 마음으로 읽었을 것이다.
우리 교장선생님은 원래 국어전공이다. 국어 중에서도 시를 전공했다고 한다. 학교에도 교장선생님이 직접 쓰신 시가 있다. 학생과 교사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곳에 게시되어있다. 물론 작가는 교장선생님이다. 순수창작품인 것은 당연하다. 가끔씩 지나다니면서 한 구절씩 감상하곤 한다. 졸업식때가 되면 그동안 틈틈이 쓰신 시를 모아서 한권의 시집으로 완성하여 졸업생 전원에게 선물을 하기도 한다. 거의 매년을 그렇게 한다.
자칫 잊고 지나치기 쉬운 어버이날이지만 교장선생님의 메시지(실제로는 시)를 받고 부모님께 감사하는 시간을 새삼 가질 수 있었다. 오후에는 수업을 마치고 부모님을 찾아뵐 선생님들은 조금 일찍 퇴청해도 좋다는 말씀을 교감선생님을 통해서 전해주시기도 했다. 여러가지로 뜻깊은 어버이날을 보낼 수 있었다. 조그만 배려가 교사들을 감동시킨다. 항상 관심을 갖고 교사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려는 교장선생님이 존경스럽다. 이 지면을 통해 교장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