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감사들이 혁신세미나를 내세워 출국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 간부들과 교사들도 관광일정이 대부분인 해외연수를 떠나 외유성 연수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교육청 과장과 장학사 3명, 현직 교장 3명, 교사 5명 등 12명이 이날 오후 9박 10일 일정으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3국으로 테마연수를 떠났다[연합뉴스 2007-05-16 18:28]
이들의 해외연수 목적은 2010학년도부터 서울시내의 일반계고등학교의 진학에서 학교선택권확대에 따른 현장견학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 실제로 연수목적과 관련한 일정은 전체일정에서 7시간밖에 되지 않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앞으로 시행할 정책을 철저히 준비하는 차원에서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필요이상으로 연수일정이 길고 이에따라 연수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불필요한 일정이 많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소한 절반의 일정만이라도 연수목적에 부합되었어야 옳다고 본다.
일선학교의 교원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다. 매년 몇 차례씩 해외연수가 실시되지만 일선학교 교원들이 참가하기가 쉽지 않다. 즉 대상자로 선발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어떤 절차에 의해 교사 5명이 선발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어렵게 선발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어렵게 선발된 교사들이 연수에 부합되지 않는 일정으로 인해 비난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교육청에서 연수일정을 잘못 짰기 때문에 함께 참여한 교사들이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연수목적이 뚜렷한데도 시교육청에서는 여행사에 일정을 의뢰했기 때문으로 돌리고 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면 잘 알고 있듯이 일정은 쉽게 바꿀 수 있다. 여행사에서 가져온 일정을 그대로 따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같은 경비를 들이면서 비난받을 연수를 실시하는 것은 분명 비난받아 마땅하다. 일선학교 교사들은 해외연수 자체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생활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교육청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여행위주의 해외연수를 추진한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더우기 6천억여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교육청이 1인당 200만~300만원의 비용이 드는 이번 연수를 강행한 것은 불필요한 곳에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다. 일선학교에서는 컴퓨터 한대, 선풍기 한대가 부족한 현실인데, 해외연수를 통해 고교선택제를 보완하려 한 것이다. 결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의 경우를 통해 시교육청에서는 향후 해외연수 등에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논란이 될 수 있는 연수는 가급적 자제하고 연수일정도 현실성있게 조정해야 한다. 불필요한 예산의 낭비는 결국은 서울시교육청 산하의 각급학교에 어려움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