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묵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소방안전교육 도중의 사고 여파가 일선학교의 학부모 동원문제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미 리포터가 지적을 했던 문제이다. 여기에 언론들이 일제히 촛점을 학부모동원쪽으로 맞추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때 전혀 근거없는 추측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각종행사에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등보다는 초등이 학부모 참여 프로그램들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급식도우미문제가 제일먼저 거론되면서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다른 여타의 부분도 학부모에게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 개선을 모색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여기에 학교교육활동에 학부모의 참여가 학교평가등에 절대적으로 작용하면서 쉽게 대안을 찾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언론보도를 접하면 학부모의 학교교육활동참여가 모두 강제성을 띠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이 어떤지는 일선학교의 교원들이 다 알고 있지만 외부에서의 시각은 어쨌든 강제동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학생들의 내신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명분으로 정규고사의 여러가지 고사관리방법 중 학부모 감독을 권장하고 있다. 당연히 학부모들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 고사감독에 참여하는 학부모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했지만 내면적으로는 불만을 갖고 있는 경우도 없지 않다. 강제성을 띤 동원이라면 당장에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강제성을 띤 것은 아니다. 우리학교의 경우는 서울시교육청의 학부모감독실시 권장방안이 나오기 이전에 이미 학부모회의에서 학부모감독실시를 건의해 왔다. 순수하게 학부모들이 감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 스스로 감독에 참여할 학부모들을 확보한다. 절대로 학교에서 개입하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부모감독에 참여한 학부모들의 휴식공간(대기실)만을 제공할 뿐이다.
급식검수도 마찬가지이다. 학부모들 스스로 참여를 결정했다. 학생들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스스로 구성한 것이다. 매일 새벽 식자재 검수에 참여한다. 강제로 참여하도록 독려하거나 하지 않는다. 학부모들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학교를 방문하는 날도 정하고 있다. 체육대회등에는 원칙적으로 학부모를 동원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의 운동회와 같이 학부모들이 관전을 하러 학교에 찾아온다.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체육대회가 실시되는 사실만을 알리고 있다.
이런 일련의 학부모 참여활동은 중등에서는 대부분 자발적 참여가 원칙이다. 인근의 학교들도 비슷한 사정을 가지고 있다. 억지로 동원하지도 않지만 동원한다고 해서 강제동원에 참여하는 학부모는 거의 없다고 본다. 다만 느끼는 뉘앙스가 강제성을 띨 수는 있다. 이런 경우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개선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학부모 동원도 개선해야 할 점이지만 일단은 기본적인 부분부터 해결해야한다. 즉 교육청의 학교평가 지표에서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와 관련된 부분을 없애야 한다. 그야말로 자발적인 참여가 되도록 교육청등의 관계당국에서 노력해야 한다.
어쨌든 학교내에서 학부모가 참여한 가운데 참사가 벌어진 것은 사회적으로나 교육적으로나 용납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앞으로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그런 대비중에 학교교육활동에 학부모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대폭 정리해야 한다. 아무리 강제동원이 아니라고 해도 학부모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이는 분명히 재고되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