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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학교평가가 '상대평가'라니

최근 서울시내 모 지역교육청에서 교과장학위원 연수를 실시하였다. 교과장학위원의 활동은 해당교과에서 수업을 잘하기로 정평이 있는 위원들이 매년 몇개 학교의 수업공개를 참관하고 조언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교과장학위원이 많았다. 60여명 이상의 위원이 위촉장을 받은후 같은 장소에서 연수가 실시되었다. 예년에 비해 장학위원이 더 많았는데, 그 이유는 지난해 실시된 학교평가결과에 따라 종합장학과 맞춤식장학을 받아야 하는 학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학교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교는 당분간은 종합장학이나 맞춤식 장학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렇지 않은 학교는 매년 종합장학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물론 장학이라는 것이 많이 변화되어 본래의 취지대로 실시된다고는 하지만 해당학교에서는 상당한 부담감을 갖게된다. 우수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의 차이는 종이 한장차이가 날까 말까 하다.

특히 우수한 평가결과를 얻어낸 학교라 해도  모든 분야에서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학교평가 자체가 분야별로 실시되기 때문이다. 우수한 학교로 선정되었어도 일부 분야는 지적사항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어느 한 분야만이라도 우수평가를 받게 되면 특혜를 받게 된다. 상금을 타는 것은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종합장학등의 대상에서도 당분간 빠지게 된다.

이날 연수회에서 이 교육청의 L모 학무국장은, '여러학교들이 열심히 교육활동을 해서 학교가 많이 발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장학대상 학교로 선정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렇더라도 학교평가가 상대평가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장학을 실시할 수 밖에 없다. 이점 이해해 달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참가한 장학위원들은 모두 의아한 모습이었다는 후문이다. 그 이유는 학교평가가 상대평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참가한 위원들이 술렁거리긴 했으나 특별한 문제제기는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상대평가'라는 곳에 있다. 학교평가를 실시함에 있어서 해당학교들이 모든 활동을 어느정도 잘 했지만 상대평가이기에 어쩔수 없이 순위를 따질 수 밖에 없다. 어느선까지 교육활동이 궤도에 올랐다고 해도 상대평가 앞에서는 견뎌낼 수 없다. 열심히 학교교육활동을 추진했지만 결과는 종합장학이나 맞춤식 장학을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더우기 우수한 학교로 선정된 학교와 비교를 하게 된다. 아무리 따져보아도 그 학교보다 못한 것이 없는데 장학대상학교라는 것에 교원들은 수긍하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심사위원의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심사당일의 학교장 역량 때문일까.

어쨌든 평가결과를 정확히 알고 있는 교장들이 별로 없다. 어느학교가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는 것 정도는 알지만 그 학교가 왜 우수학교가 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가결과에 대한 공문시행도 없이 결과가 통보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학교평가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교장들은 흔하지 않다. 학교와 자신의 자존심 문제가 있기에 서로 의견교환을 하지 않는다.

학교평가가 상대평가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하루빨리 방법을 바꿔야 한다. 아무리 잘해도 상대평가속에서는 쉽게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정한 기준을 정한다음 '절대평가'로 바꿔야 한다. 기준을 통과했다면 모든 학교를 우수한 학교로 표창을 해야 한다. 아무리 잘해도 상대평가이기에 어쩔수 없이 장학대상학교를 선정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도리어 열심히 교육활동을 하고 있는 학교에 의욕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면 모든 교사들이 우수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학교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는 기본이고 평가방법을 다양화 하고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학교의 의지를 자꾸 살려주는 쪽으로의 정책추진이 필요하다. 최소한 일선학교의 의욕을 잃도록 하는 제도는 당연히 바꿔야 한다. 절대평가를 통한 성취수준을 분석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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