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가 지난주에 수련활동과 체험활동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다른 학교들도 항상 경험하는 일인데도 할 이야기가 많다. 어떻게 보면 특별한 일도 아닌데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한교닷컴의 리포터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도 리포터에게는 중요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다소 식상한 이야기가 되더라도 이 글을 읽는 독자여러분들의 양해을 구하고 싶다.
3학년은 제주권 문화체험활동을 실시했지만 비행기 사정으로 1.2학년보다는 하루 늦게 출발했다. 당연히 1.2학년이 출발한 날에는 3학년만 정상수업을 실시했다. 그리고 3학년이 돌아오는 날에는 1.2학년이 정상수업을 실시했다. 똑같은 날에 출발하여 똑같은 날에 돌아오는 것이 가장 좋긴 하지만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요즈음에는 제주권으로 체험활동을 떠나는 학교들이 많기 때문에 비행기표 확보가 어렵다고 한다. 최소한 1년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다른학교들도 비슷하겠지만 학생들이 수련활동을 떠나면 첫날이나 둘째날에 교장선생님과 수련회에 참가하지 않은 부장교사 일부가 위문활동을 하게 된다. 날마다 학교에서 함께 생활하지만 수련활동의 현지방문을 통해 동료의식을 확실히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학교는 3학년이 정상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함께 참가할 부장교사들이 여의치 않았다. 교장선생님이 가시기로 했지만 동행할 교사들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교장과 교감이 모두 출장을 떠날 수 없으므로 교감선생님은 동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교장선생님은 혼자라도 가시겠다고 했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머지교사들의 마음이 편할리 없었다. 어떤 면에서는 이런 사정이라면 교장선생님이 수련활동위문을 포기할 사유에 해당된다. 그러나 우리 교장선생님은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하셨다. 지난해에도 현지를 방문하셔서 일일이 학생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시고 학년부장에게 위문금까지 전해 주셨다. 그런 재미로 교장한다고 늘상 말씀하시는 분이다.
어쨌든 동행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기에 묘안을 짜내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은 교무부장과 연구부장의 수업을 변경하여 오후에 교장선생님과 동행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교장선생님은 조금이라도 빨리 떠나야 한다고 했지만 교사들의 만류로 부장교사와 동행하도록 출발시간을 좀 늦추었다. 세분이 함께 떠나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마음의 편안함을 모든 교사들이 찾았다. 1학년과 2학년이 장소가 다른 까닭에 그날 밤 11시경에 서울에 도착하셨다고 한다.
교사들의 꿈은 당연히 교감. 교장이 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겉보기와는 달리 교감, 교장은 상당히 외롭다고 한다. 특히 교장의 경우는 교장실이라는 독립공간에서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교사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다. 수시로 교무실에 와서 교사들과 대화를 나누는 교장들도 많지만 대화의 내용이 거의 업무에 관한 내용일 뿐이다. 인간적인 대화를 나누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외롭다는 생각이다. 물론 리포터는 교장을 해보지 않아서 어느정도 외로운지는 모르지만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때 교장이 외로울 것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그래도 교장은 학교의 최고 경영자이다. 모든 책밈을 짊어져야 한다. 따라서 교장은 항상 교사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교장선생님은 하루에도 셀수없을 만큼 자주 교무실로 올라오신다. 학교내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까지 모두 꿰차고 있다. 항상 교사들과 단 몇초라도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이다. 특히 담임교사들과 대화를 많이 나눈다. 담임교사들과 대화가 되는 이유가 있다. 1천명이 넘는 학생들의 절반정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학급에 어떤 학생이 있고 어떤 문제가 있는 학생이 있는지를 많이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담임교사들과 쉽게 대화가 가능하다.
예전에 어느학교 교장선생님이 해당학교 학생들 전체에게 편지를 쓴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정말 대단한 교장선생님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편지를 쓰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장,단점과 특징을 모두 파악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렇지 않고는 편지를 쓸수가 없다고 했다. 학생들마다 모두 다른 내용으로 편지를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힘든일일 것이다. 거기에는 미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우리교장선생님의 열정도 대단하신 편이다. 500여명의 학생들을 파악하고 계신다.
이제는 교장선생님도 학생들과 서로 대화를 나누고 지도도 하고 해야 하는 시대인 것 같다. 교장실에만 있으면 더욱더 외로워질 뿐이다. 항상 교사들과 대화하고 학생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어 학교의 모든 것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교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것들이 스스로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