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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정상분포곡선'이 안나오는 이유

최근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일선학교에 정규고사 성적을 분석해서 보고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를 가지고 교감회의를 소집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했다고 한다. 즉 평어로 '가'를 받은 학생이 '수'를 받은 학생보다 많다는 것인데, '가'는 많지만 '수'가 많지 않은 비정상분포를 보였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학력이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학교에서 학력신장을 위한 노력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가'를 받은 학생들이 많은 이유를 단순히 학생들의 학력저하로 인해 나타났다고 할 수 있을까. 답은 '글쎄올시다'가 맞다는 생각이다. 그 이유는 학교에서의 난이도 실패때문에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출제가 되었다면 비정상 분포가 나타날 수도 있다. 만일 난이도 실패에 원인이 있다면 차후에 난이도를 적절히 조절한다면 정상분포가 나타나도록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상분포곡선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학교에서만 나타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상분포곡선이 나타나지 않고 학력이 낮아진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학교교육이 부실했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학교교육이 날이 갈수록 질이 높아지면 높아졌지 낮아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사교육을 받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학력이 낮아지고 있다면 이 문제야 말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학력이 낮아졌다는 것으로 단정짓기 보다는 다른 시각으로 문제점을 찾아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학력신장의 일환으로 서술·논술형평가를 도입하였다. 지난 2005년에 30%를 시작으로 매년 10%씩 출제비율을 높여 올해는 50%를 출제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의 성취도가 낮아진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즉 서술·논술형 평가의 경우 문항당 배점이 적게는 5점에서 많게는 10점이상이다. 객관식 배점이 2-3점임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높은 배점이다. 물론 부분점수가 부여된다고는 하지만 해당 문항에 전혀 답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서술·논술형문제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결국 상위학생들에게는 별다는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서술·논술형평가가 많은 영향을 줬다는 생각이다. 이에따라 학업성취도의 평어에서 '가'의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문제를 뒤로 하고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되었다는 사실만을 부각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되었다면 문제가 심각하겠지만 서술·논술형평가의 도입과 관련이 있는지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교육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 정확한 검증없이 단순하게 학생들의 학력저하를 이야기하는 것은 학교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생들의 성취도가 낮게 나온 것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염려는 충분히 이해한다. 또한 학교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좀더 학생지도에 충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단순한 비교로 인하여 일선학교의 의욕이 떨어지면 안된다. 따라서 이런 문제야 말로 정확한 원인을 찾아서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책연구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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