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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평가자 따로 재평가자 따로?

올해들어 서울시내 중학교들은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학교평가결과에 따라 올해초부터 매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평가를 잘 받은 학교들이야 분주할 이유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들은 그 결과에 따라 호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즉 B등급과 C등급을 받은 학교들은 '종합장학'과 '맞춤식장학'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1학기가 끝나가고 있는 요즈음 '종합장학'은 이미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이 그렇게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2학기에는 '맞춤식장학' 대상학교들 차레가 될 것이다.

이런 방침때문에 정신이 없는 곳은 대상학교뿐이 아니다. 지역교육청도 정신없이 홍역을 치르기는 마찬가지이다. 중학교는 학교평가결과에 따른 종합장학이나 맞춤식장학을 담당하는 곳이 지역교육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지역교육청에 문의사항이 있어 전화통화를 시도해도 담당장학사가 종합장학이나 맞춤식 장학의 현장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통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그 뿐이 아니다. 주기적으로 실시되는 일선학교의 담임장학도 원할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역시 종합장학과 맞춤식장학의 영향이다.

그래도 이정도의 문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학교평가의 결과와 종합장학이나 맞춤식장학이 별다른 관련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학교평가의 결과에서 나타난 문제점 중심으로 종합장학과 맞춤식장학대상학교가 선정되었으므로, 그 결과에서 지적된 문제점 중심으로 장학활동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기존의 종합장학이나 맞춤식장학의 형태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문제로 지적된 부분도 어느정도 장학활동에 포함이 되긴 하겠지만 구체적인 방안이나 방향제시를 제대로 하지못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장학활동의 목적과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장학활동에 참여하는 위원들의 구성이 거의 같다는 것도 문제이다. 즉 학교별로 진행되는 장학활동의 위원들이 A학교, B학교, C학교 모두 대동소이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지역교육청의 장학사들이 포함되어있고, 교과장학위원들이 포함되어있다. 교과장학위원들은 수업장학만 할뿐 나머지 장학활동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질적인 장학활동을 하는 위원들은 대부분 장학사들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이들이 많은 학교를 담당한다는 것 자체가 실질적인 장학활동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모든 학교가 똑같은 장학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종합장학과 맞춤식장학은 끝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더우기 학교평가결과에 따른 장학인데 실질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부분을 보완하기 어려운 구조로 장학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평가결과가 등급이 낮게 나왔더라도 해당학교에는 분명히 다른학교보다 우수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은 평가결과로 인해 덮어지게 되고 마는 것이다. 모든 부분이 최하등급이라면 그 학교는 실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학교라는 곳이 특별히 뛰어나거나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 것이 아니다. 교사라면 특별히 우수한 학교와 미흡한 학교가 눈에띠게 존재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믿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최초평가자와 재평가자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다고 본다. 학교평가는 평가단이 따로 구성되어 평가를 하지만 일단 평가가 끝나고 나면 평가단은 해체된다. 그 이후의 재평가 성격을 띤 종합장학이나 맞춤식장학은 또다른 장학위원들이 장학을 하게된다. 결국 이런구조때문에 재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최초로 평가했던 평가단이 재평가도 함께 해야 한다.

해당학교를 평가했으므로, 정확히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해당학교의 교원들과도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이 제대로 된 피드백이 가능한 것이다. 평가결과만을 던져놓고 평가단이 해체되는 것은 문제가 크다는 생각이다. 평가단이 해체되는 것을 이용하여 교육청에서는 학교평가결과에 대해 교원들이 이의를 제기해도 '평가단이 그렇게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는 핑계를 대고 있다.

평가결과에 대해 불만을 가진 학교들이 매우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라도 최초평가자가 재평가를 해야 한다. 어떤 부분에서 부족하여 평가결과가 그렇게 나온것인지 명확하게 해명할 기회도 되는 것이다. 교원들의 평가에 대한 불신을 함께 해소할 기회도 되는 것이다. 실제로 평가가 객관적으로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시교육청에서는 최초평가자의 재평가참여를 검토해야 한다. 학교평가에 대한 불신과 우려에대해 정말로 정당하게 평가를 했다면 시교육청에서 마다할 이유가 전혀없다. 평가자와 재평가자가 다른 구조적 문제는 학교평가제도의 발전적인 검토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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