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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예외없는 사교육, 실체가 드러났다

사교육비에 대한 조사와 발표는 그동안 여러번 있었지만, 신뢰를 받지 못했었다. 신뢰를 받지 못한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자녀가 없어 사교육비를 지출하지 않는 가구까지 무차별 포함시킨 탓에 사교육비가 실제보다 과소 산출되었던 것이다. 자녀를 가진 학부모라면 이런 조사에 수긍할 리가 없다. 발표보다 몇배를 더 사교육비로 지출하는데도 발표결과는 항상 그보다 훨씬 더 적은 액수였기 때문이다.

더우기 최근에는 사교육비때문에 노후생활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었지만 신뢰할 만한 조사결과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체로 가구당 월평균 15만원 정도의 사교육비가 지출된다고 발표가 되었으니 그 발표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었다. 따라서 자녀가 학교에 다니고 있는 가구만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루어져야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었다.

그런데, 드디어 그렇게 조사된 결과가 나왔다.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이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실제로 학생자녀를 두고 있는 가구만으로 사교육을 산출했다. 이 결과는 대부분의 많은 학부모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강남구청에서 주민들의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자녀 1명당 월 평균 69만4000원을 쓰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정도도 수긍하기 어렵겠지만, 그동안 가구당 15만원정도 지출한다던 통계에 비해서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다.

사교육비가 이렇게 많이 지출되는 것은 학부모의 지나친 교육열이 첫번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공교육을 불신하고 단 1점의 점수라도 높여보자는 교육열때문이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사교육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의 원인은 당연히 공교육의 부실이다. 교사들은 열심히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교육당국의 정책은 한참 뒤에서 따라 오기 때문이다.

강남구청의 조사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자녀가 두명일 경우는 140여만원이 필요하다. 그러니 노후대책이 되지 않아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염려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하다. 세명일때는 그보다 더해서 전체 사교육비가 200만원이 넘게된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서울에서 잘 산다고 하는 강남이기에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나머지 지역에서의 실태를 조사한다면 더욱더 참담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사교육은 예외가 없다. 교육의 평등을 주장하는 집단이나 수월성교육을 주장하는 집단에 관계없이 그들의 자녀도 거의 100%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 사교육에는 예외가 없다는 것을 쉽게 알려주는 부분이다. 학원에 안다녀도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자주하는 교사들도 자신의 자녀문제에서는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교사이기 이전에 학부모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교육비에 대한 문제는 말로만 해서 풀릴 문제는 절대로 아니다. 외국으로 어학연수 떠난다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당연히 공교육 활성화이다. 공교육을 살린다는 표현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공교육이 살아있다가 죽었다면 살린다는 표현이 맞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공교육은 살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는 생각이다. 그러기에 살린다는 표현보다는 활성화해야 한다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근본적인 해결없이 사교육비가 감소되기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공교육의 활성화방안을 찾는데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과감한 투자와 교육여건개선만이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흡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학부모들의 노후까지 뺏어가는 일은 발생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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