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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학생인권' 생각해 볼 부분 많다

최근의 학교현장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인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가장 큰 이슈는 당연히 두발관련규정이다. 각급학교마다 나름대로의 두발규정이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 학교는 거의 없다고 본다. 다만 일부사립학교의 경우는 그래도 규정대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실제로 인근의 사립고등학교를 보면 학생들의 두발을 철저히 규정대로 단속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머리를 기를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문제는 두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두발을 필두로 나머지 인권과 관련된 사안들이 종종발생한다. 교사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이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은 것이다. 최근 서울의  A고등학교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수업시간에 B학생이 갑자기 손을들고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수업중인 교사는 당연히 무슨일인지 이야기해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학생은 '지금 배가고파서 수업을 받을 수 없으니 매점에 보내주십시오. 뭐 좀 사먹고 오겠습니다.'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교사는 당연히 '지금은 수업시간이니 쉬는시간에 다녀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학생은 '학생이 배가 고파서 수업을 못 받을 지경인데, 매점에 안보내 주는 것은 인권침해입니다. 빨리 보내 주십시오.'라고 했다. 교사가 너무도 어이가 없어서 그 학생을 수업이 끝나고 교무실에 데리고 와서 면담을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아무리 그래도 학생들도 인권이 있는데 그렇게 하시면 안된다'고 하면서 수업시간에 화장실도 자유스럽게 다녀올 수 있어야 한다고 한 술 더 떠서 이야기 하더라는 것이다.

담임교사까지 가세하면서 사태가 잘 마무리 되긴 했지만 그 일로 인해 교사들은 '진정한 인권이 무엇인지 제대로 교육도 이루어지기전에 인권위의 권고로 인해 학생들이 인권을 잘못이해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정상적인 교육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한탄했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인권은 있고 교사의 수업권은 없는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디까지가 인권인지 우리들도 헷갈린다.'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학생들의 인권이 존중되어야 하는 것에는 당연히 공감을 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어려울 정도의 인권강조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모든 것을 인권문제와 연관시키면 다 통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요즈음의 학생들이다. 이러한 문제는 학교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교육당국과 정책당국의 문제가 더 크다. 두발과 관련한 규정제정만 하더라도 학생, 학부모, 교원들이 모두 참여하여 합의된 안을 규정으로 만들라고 하는데, 그 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니다. 설령 합의가 되었다고 하더라고 과도한 단속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규정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교육당국에서는 두발로 인해 문제를 야기하지 말라고 한다. 규정을 지키도록 하는데도 과도한 단속을 하지 말라고 한다. 일반사회에서 법을 어기는 경우에 어떻게 하고 있는가. 법이 있으면 당연히 지켜야 하듯이, 규정이 있으면 당연히 지켜야 하고, 그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면 규정대로 처리하는 것 역시 당연한 것이 아닌가. 다만 교육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규정을 지킬때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교육시키는 것 역시 학교의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결과적으로 지나치게 인권을 강조함으로써 역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위의 예에서처럼 학생들은 무조건 인권을 들고 나온다. 모든 것을 그런식으로 연관시키면 제대로 교육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교육당국에서도 적극적으로 인권교육관련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해야 한다. 지금처럼 제대로 된 교육없이 무조건 인권만 강조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최소한 인권의 범위를 학생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제시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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