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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하코네 국립공원에 있는 유황온천. 땅속 곳곳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하코네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좁고도 가팔랐다. 목적지가 가까워올수록 매캐한 유황냄새와 함께 저 멀리 산 능선에서 흰 연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혼다사의 7인승 승합차에서 내리니 자욱한 화산 연기와 매서운 겨울바람에 도시 눈을 뜰 수가 없다. 가이드의 조언대로 목도리를 꺼내 두르고 앞사람의 엉덩이만 바라보며 정상을 향해 걷는다. 2007년을 마감하는 이국의 바람은 차가웠다. 바람에서 일본열도의 냄새가 나는 듯도 하다.



<유황온천수의 온도는 80도에서 100도 사이라고 한다. 달걀을 넣으면 3분이면 완숙된다.>



<현지에서는 '구로다마고'라고 불리는 삶은 달걀이다. 유황 성분 때문에 껍질이 검게 변해있다.>

얼마를 걸었을까. 부글부글 끓는 물소리가 들리는가 듯 싶더니 자욱한 수증기가 이내 시야를 가린다. 온통 산 능선 전체가 화산이다. 금방이라도 시뻘건 용암을 분출할 듯 생기가 있다. 마침 빨간 점퍼 차림의 사내가 부옇게 끓는 용천수(80도에서 100도 사이)에 담갔던 달걀을 꺼내고 있었다. 흰 달걀은 유황성분 때문인지 시꺼멓게 변해있다. 이 구로다마고를 하나를 먹으면 7년을 더 살고 두 개를 먹으로 14년을, 세 개를 먹으면 아주 영생을 한다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다. 이왕이면 영생을 해야지.... 나는 달걀 세 개를 사서 깨트려보았다. 색깔과 맛이 보통의 달걀보다 다른 점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이국의 화산 분출수에 익혀 먹는 달걀의 맛은 길이 기념이 될 듯하다.



<가이드의 권유로 하코네 국립공원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추위 때문에 딸 아이의 얼굴이 잔뜩 부어 있다.>

달걀을 시식한 우리는 하코네 국립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어 차에 올랐다. 덜컹덜컹 바람이 불자 케이블카는 옆으로 요통을 친다. 투명유리로 된 창밖을 바라보니 까마득한 천 길의 단애가 발아래 펼쳐져 있다. 아! 갑자기 오금이 저리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 숲이 빽빽하여 재수가 좋다면 추락해도 살아남을 법도 하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생전에 몸과 마음을 더욱 정결히 할 것을...



<하코네 국립공원 정상부터 아시호수까지 케이블카가 연결되어 있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회색으로 보이는 나무가 바로 일본의 국화인 벚꽃이다.>



<아시호수를 왕래하는 해적선 프런티어호의 위용>



<해적선 프런티어호에서 바라본 아시호수의 전경으로 우리나라 백두산의 천지처럼
 분화구에 저절로 생성된 대형 호수다. 물빛이 옥처럼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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