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9 (화)

  • 흐림동두천 11.8℃
  • 흐림강릉 11.2℃
  • 서울 13.2℃
  • 대전 11.3℃
  • 대구 13.5℃
  • 울산 17.8℃
  • 광주 17.5℃
  • 부산 19.0℃
  • 흐림고창 15.1℃
  • 흐림제주 19.7℃
  • 흐림강화 11.0℃
  • 흐림보은 11.0℃
  • 흐림금산 11.0℃
  • 구름많음강진군 17.7℃
  • 흐림경주시 16.0℃
  • 흐림거제 18.8℃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문화·탐방

[강마을에서 책읽기] 마음을 담은 종이 한 장, 척독(尺牘)

조선 시대 편지의 형식을 살펴보면 상세한 내용으로 상대를 설득할 목적으로 쓴 서간(書簡)과한 자(30센티)의 짧은 글로 소소한 일상을 적은 척독(尺牘)이 있다. 사대부들은 전화가 없던 시대에 편지를 보내는 것이 일상이었다. 벗에게 마음과 정서를 담아 고유의 필체로 편지를 보내고 가슴 설레며 답신을 기다렸을 것이다. 그중 척독은 짧은 편지로 오히려 긴 여운이 느껴진다. 처마의 빗물은 똑똑똑 떨어지고 향로의 향냄새 솔솔 풍기는데 지금 두엇 친구들과 맨발 벗고 보료에 앉아 연한 연근을 쪼개 먹으며 번뇌를 씻어볼까 하네. 이런 때에 자네가 없어서는 안 되겠네. 자네의 늙은 마누라가 으르렁거리며 자네의 얼굴을 고양이상으로 만들겠지만 위축되지 말게. 문지기가 우산을 받고 갔으니 가랑비쯤이야 족히 피할 수 있을 걸세. 빨리빨리 오시게나. 모이고 흩어짐이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니, 이런 모임이 어찌 자주 있겠는가. 헤어지고 나면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을 것이네. 허균이 이재영에게 이 글은 여름날 허물없는 벗들이 빗소리를 맡으며 어린 연근을 쪼개 먹자고 벗을 부르고 있다. 짧은 글에 오감이 잘 드러나고 친구의 부름에 무서운 마누라가 잔소리하겠지만 위축되지 말라고 농담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