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항의 전경. 멀리로 보이는 것이 코스모월드 대관람차이다.>
'세계적인 미항'하면 흔히 호주의 시드니와 이태리의 제노바만(灣)을 든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 여행 경험이 일천한지라 이들 나라를 다녀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일본의 요코하마를 본 순간, 세계적인 미항은 바로 이런 모습을 갖춘 곳일 거란 짐작은 들었다.
<요코하마의 베이브리지. 달리는 차안에서 촬영한 것이다.>
요코하마항에서 바라본 바다와 건물은 새롭고도 낯설었다. 인공의 힘으로 조성된 회색빛 빌딩들과 겨울 햇빛에 자연스레 부서지는 물비늘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완벽했다. 멀리서는 푸른 하늘이 밀려왔고 가까이에서는 청결한 풍경이 나그네를 맞았다. 도시 전체가 설계도를 놓고 작심하고 만들어낸 듯 오밀조밀한 것이 일본인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낸 도시란 생각이 들었다.
요코하마의 풍경을 구석구석 감상할 요량으로 수상버스를 탔다. 온통 금빛으로 치장한 수상버스가 물살을 가른다. 황색 깃발이 바람에 펄럭인다. 나는 배의 이물에 앉아 뛰어오르는 물고기를 본다. 싱싱한 놈이다. 은빛 비늘을 번쩍이며 솟구치는 물고기는 등이 검은 고등어다. 놈을 잡기 위해 놈이 뛰는 방향을 가늠해 앉았다. 그러나 갈매기가 먼저 찜을 해놓고 낚아채는 게 아닌가. 나그네는 하릴없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으로 검푸른 쪽빛 바다만 바라볼 밖에...
<요코하마 랜드마크매장 안의 분식집>
<멀리서 본 요코하마 랜드마크 빌딩의 위용. 랜드마크는 일본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다.>
<요코하마 랜드마크 매장에서 만난,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일본의 미녀>
<요코하마 수상버스에서 바라본 요코하마항의 전경>
<요코하마항에 있는 140년된 보세창고>
저 멀리에서 뱃전에 나앉은 나를 향해 관광객들이 아지랑이처럼 손을 흔든다. 자세히 보니 사람들 사이로 붉은 벽돌집이 보인다. 메이지 시대와 다이쇼 시대에 지어진 '아카렌카'란 세관창고란다. 140년이 넘은 건물인데도 아직도 건장하다. 내부를 깔끔하게 리모델링하여 상품도 팔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한다니 일본인들의 경제관념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요코하마항에 설치된 퇴역 범선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