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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교직과 막노동

“굴뚝 청소부같이 시커멓게 변해서 돌아오시네요.”
시업식이 있는 3월 3일 새학년 첫출근의 하루 일정을 끝내고 무사히 귀가하니 엄마를 맞이하는 아들아이의 말이다. 아들아이 말처럼 오늘 나는 막노동꾼처럼 일하다 돌아왔다.

교직의 특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교사가 막연하게 편하고 좋은 직장이라고만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만은 교직의 어려움은 끝도 없다. 교사들은 때로 막노동자처럼 일하고 때로는 전문지식인처럼 가르치고 사랑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보살펴야 한다.

막노동자처럼 일한다는 것은 오늘같이 교실내 가구를 옮기고 폐서적을 몇 차례나 묶어서 창고로 나르고 커튼을 떼어 빨래하고 아이들이 잘하지 못하는 화장실 청소를 하고 학습자료 정리를 다시 하며 부족한 학습자료 목록을 작성하는 등 하루종일 먼지 구덕에서 힘들여 일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힘든 일은 학교 주사님께 도와 달라고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30여 학급이 넘는 학교에서 한 분의 주사님이 모든 학급을 다 돌아다니며 일을 도와 줄 수는 없다. 주사님은 주사님 대로 학교 창고 정리를 해야 하고 교실에서 학생수와 키 높이에 따라 바꾸는 책걸상 정리도 해야 하므로 할일이 너무 많다. 때문에 교실의 일은 교사가 알아서 해야 한다.

전문지식인처럼 가르친다는 것은 교사는 연구 통하여 교과의 특성에 따라, 학생의 수준에 따라 수업방법을 달리해서 가르치고 더 쉽고 재미있게 더 잘 가르치기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학 중에도 교사는 연수를 통해서 자기연찬을 계속해야 하고 교재연구를 해야 한다. 또 교육과정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서 교사 스스로 교육과정을 짜고 시간을 조정하고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이는 전문적 지식을 갖춘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봉사자처럼 큰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살피고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아이들은 우리 어른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기도 하고, 지능이 떨어지는 아이를 만날 수도 있다. 어떤 일을 처리할 때마다 어떤 경우라도 교사는 교육적 사고와 행동으로 아이들을 보듬고 한없는 사랑으로 가지고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 또 부족한 아이에 대해서는 교사가 아이보다 먼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교직은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해 내서 이익을 챙기는 영리목적의 기관이 아니고 사람에 의해 사람을 키우고 가까운 인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는 곳이다. 그렇다고 교직이 다른 직장에 비해 월등하게 숭고하고 훌륭하고 고매한 직장이라고 나서서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 교사는 스스로 그렇게 숭고하고 훌륭하며 고매한 스승이 되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교사가 모두 스승이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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