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는 어느새 아카시아꽃(아까시꽃이라고도 함)이 만개해있었습니다.
어쩐지 며칠 전부터 바람에서 달콤한 꿀향기가 난다 했더니만
야트막한 야산은 저도 모르는 사이, 순백의 아카시아꽃잎으로 뒤덮여있었습니다.
불현듯 아까시꽃잎을 씹으며 달콤한 환상에 젖던 어린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억센 가시 때문에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아카시아나무에서
어쩌면 저리도 곱고 아름다운 순백의 꽃을 피워내는지….
살랑살랑 봄바람이 일 때마다 바람에서는 달콤한 아카시아 꽃향기가 진동하고 있었습니다.
저 아름다운 숲속에는 이름모를 들꽃들을 찾아 날아든 꿀벌과 나비들로 아주 요란했습니다.
아카시아꽃이 만발한 길섶엔 불두화 또한 탐스럽게 피었더군요.
꽃의 모양이 꼭 부처의 머리처럼 곱슬곱슬하고
또 부처가 태어난 4월 초파일을 전후해 꽃이 만개하므로 '불두화(佛頭花)'라고 부른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로 절에서 정원수로 많이 심는답니다.
농촌 들녘은 지금 모내기 준비로 한창이었습니다.
옛날 소를 몰아가며 써레질하던 장면이 이젠 트렉터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아, 모처럼 아카시아꽃잎을 따서 입에 물고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젊은 날의 가슴 설레던 청춘으로 돌아가 본 즐거운 하루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