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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꼼꼼하게! 세심하게! 정확하게!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채점을 맡고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4일 치러진 수능모의평가 수리영역에서 출제 오류가 드러나 복수정답 처리했다고 17일 밝혔다. 수리영역 나형 28번 문항의 정답을 당초 ④번으로 발표했지만 정답에 오류가 있다는 수험생들의 지적을 받고 검토한 결과 문항에서 주어진 조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④번외에 ①번도 답이 될 수 있다며 정답을 수정한 것이다.
 
물론 이번 시험이 학생들의 실력을 `테스트'하는 모의평가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하더라도 지난해 실제 수능에서 복수정답 인정으로 파문을 겪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상황이 재발한 터라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이미 성적 결과가 발표돼 대학별로 정시전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뒤늦게 평가원이 물리II 한 문항의 정답을 번복, 수험생들의 등급을 재산정하고 결국 평가원장까지 사임하는 등 파문을 겪었었다.

복수정답 오류가 발생한 데 대해 평가원 측은 일단 모의평가 출제기간이 워낙 짧은데다 기출문제 시비로 인해 출제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하였다. 수능의 경우 출제위원들이 34일 간 합숙을 하며 문제를 출제하지만 모의평가는 그 절반도 되지 않는 15일 동안 출제를 마쳐야 한다. 게다가 과거 수능이나 시중 참고서에 나와 있는 문항과 비슷한 문항이 출제될 경우 발생하는 기출문제 시비 때문에 전체 출제 기간의 상당 시일이 이 기출문제 시비를 방지하는데 할애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출문제 검토를 위한 시간이 오래 걸리면 15일이 아니라 수능만큼의 30일 이상의 시간을 들여 검토 작업을 해야 한다고 본다. 어느 누구보다 학생들에게 수능모의고사는 본 수능시험만큼이나 중요하다. 자신의 능력을 체크하는 과정에서 이런 실수들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오류로 학생들의 불만도 커져가고 있다. 잘못된 문제가 하나 출제되게 되면 학생들은 그 문제를 푸느라 시간을 빼앗겨서 다른 문제를 푸는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1-2점으로도 합격/불합격이 좌우되는 중요한 대학입학기회를 혹 문제의 오류로 인해 놓치게 된다면 이는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는가.

교육계에서는 국가 공인시험을 대리하는 평가원이 연이어 잘못된 문제를 출제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에 오류가 발생한 문제 역시 지난번 실제 수능시험 때처럼 ‘특정 조건을 주지 않아’ 발생했다는 점에서 같은 잘못이 되풀이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평가원은 반드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출제와 채점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복수정답이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문항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본 수능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 어느 누구보다 우리 교육의 일이고, 우리 학생들의 일이다. 늘 어떤 문제가 생기면 다음번에는 잘하겠다는 말을 하게 된다. 이번이 마지막 실수라 생각하고, 정말 다음번에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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