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 2학년이 그린 무궁화와 태극기>
6월 25일은 6.25전쟁 발발 59년이 되는 날입니다. 가르치는 나도 전쟁 이후의 세대입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겪지 않았지만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배웠던 통일의 당위성과 이념의 대결.
오늘의 우리 아이들은 특히 6.25 전쟁 자체가 생소합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생각하기도 하니까요. 이제 겨우 아홉 살 2학년이지만 어떤 식으로든지 6.25 전쟁은 가르쳐야 할 주제임에 분명합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이념적 갈등에 빠져서 그 의미마저 가르치지 않는 것은 교육자의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나 교육청 단위로 특별한 지침도 없는 6.25 전쟁입니다. 특히 2009년 개정된 2학년 교육과정의 바른생활에서조차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상식만이라도 가르쳤습니다. 2학년 수준에 맞게 쉬운 말로 접근했습니다.
나라의 소중함, 우리 꽃 무궁화 알고 그리기, 태극기의 의미(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성을, 건곤리감은 하늘과 땅, 물과 불을, 태극은 세상의 이치인 양과 음) 알고 그리기 등 입니다.
2학년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노래이지만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배우게 하고 외울 수 있도록 며칠 동안 2분 노래 부르기를 시켰더니 모두 잘 부르게 되었습니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부르면 통일도 빨리 올 거라고 했습니다.
스펀지 같은 아이들에게 아픈 이야기이지만 우리 역사를 진솔하게 가르치는 일은 내가 서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6.25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며 우리 민족끼리 싸운 불행한 전쟁이라는 것, 우리의 오늘이 있는 것은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의 죽음도 같이 한 것이라고. 전쟁을 일으킨 북한이지만 우리와 함께 살아갈 같은 민족이니 미워할 수만은 없다고 말입니다. 전쟁을 막기 위히서는 공부도 열심히, 몸도 튼튼히 하여 힘을 기르되, 불쌍한 북한 주민을 돕는 일에도 협조해야 한다고 가족의 예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현재의 교육과정은 교사의 재량권이나 재구성을 중요시하므로 편협하지 않고 공평 타당한 주제로 가르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해보다 국가적으로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때입니다. 그러니 이럴 때일수록 일선 학교의 선생님들이 중심을 잘 잡고 자리를 지키며 성실한 의무를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