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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작은 말 한마디가 큰 영향을 미친다

논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子曰由之瑟(자왈유지슬)을 奚爲於丘之門(해위어구지문)고 門人(문인)이 不敬子路(불경자로)한대 子曰由也(자왈유야)는 升堂矣(승당의)요 未入於室也(미입어실야)니라”이다. 이 말은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중유의 고르지 못한 거문고를 어찌 나의 집에서 타느냐?고 하셨다. 문인이 자로를 공경치 아니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유의 학문은 당에 오르고 아직 방에 들어가지 못하였다고 하셨다.’라는 뜻이다.

由(유)는 공자의 제자인 자로를 말한다. 瑟(슬)은 거문고를 말한다. 奚爲(해위)는 ‘어찌 ~하랴’의 뜻이다. 공자의 제자인 자로가 공자의 집에서 거문고를 탔는데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로의 거문고 솜씨가 별로였던 것이다. 수준이 초보급이었다. 제자들이 있는 가운데 솜씨가 별로라고 말한 것이다. 그 솜씨 가지고 우리 집에서 거문고를 타느냐? 별로 듣기가 좋지 않은데 말이야 하고 말을 한 것이다.

그러니 제자들이 그 때부터 자로를 공경하지 아니하였다. 공자가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가 본인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듣는 모든 제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 같다. 학생들 앞에서 학생, 학생의 인격을 존중해서 그를 나무라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공자께서도 예사로이 말을 했지만 그의 제자들이 자로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여 존경을 하지 않을 정도였으니 공자의 말 한마디가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가르치는 선생님은 배우는 학생들에게 말을 늘 조심해야 할 것이다. 자칫하면 말 때문에 영원히 씻지 못할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 친구 좀 괜찮은 친구로 알았는데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저 그렇네. 이런 생각을 갖게 했으니 선생님으로서 도저히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이다. 공자께서 자기의 실수를 깨닫고 지혜를 발휘하신 것이다.

자로의 거문고 실력뿐만 아니라 학문의 수준도 영 땅바닥에 있지 않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아주 깊고 높은 수준은 아닐지라도 중간의 단계에는 와 있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존경하지 못할 정도의 실력이 아니라고 해명하신 것이다. 이렇게 선생님의 말 한마디의 실수로 제자들마저 등을 돌리니 다시 해명하며 제자리에 올려놓은 것이다.

유(자로)의 거문고의 수준은 당에 오르고 아직 들어가지 못하였다고 하셨다. 堂(당)은 손님을 대접하는 대청이고 室(실)은 당보다 안쪽에 있는 방이라는 뜻인데 자로의 거문고 수준은 입문자 수준은 아니다. 입문자 수준을 넘어 대청마루까지 올라섰다.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명하신 것이다.

처음에는 왜 우리 집에서 (丘之門-구지문) 거문을 타느냐? 아직 거문고 타는 실력이 입문자 수준밖에 안 되구나!라고 했다가 그의 말이 파장을 불러일으키니 재치를 발휘하여 입문자 수준이 아니고 대청마루까지 올라선 정도의 수준이라고 치켜세운 것이다. 아직 방안까지 들어서지 못했을 뿐이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방안까지 들어설 정도로 거문고 타는 실력이 뛰어날 것이라고 하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모면을 한 것이다. 제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은 것이다.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말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평가를 내릴 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자기도 모르게 실수를 하고 나면 즉시 해명을 해야 한다. 자신의 체면이 말이 아니더라도 본래 자리로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잃어버린 명예를 제자리로 돌려 놓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끝까지 고집을 피우면 상처받은 이는 영원히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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