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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노래자랑에서 교장 선생님의 학교 홍보는 처음입니다"


맑고 드높은 가을 하늘, 수원시에는 각 동마다 열리는 마을 음악회가 한창이다. 중학교 교장으로서 마을음악회 노래자랑에 출연하였다. 교장이 그런 곳에 나가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특이한 사례다.

우리 사회에서 교장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 것도 있지만 언뜻 떠오르는 것은 머리가 희끗희끗함, 고리타분함, 시대에 뒤떨어짐, 융통성이 없음, 완고함, 체면치레와 체통을 중시함, 예의를 강조, 원리원칙을 지나치게 강조함,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함 등이 아닐까? 

교장이 되고 나서 마음속으로 다짐한 것 하나. 예부터 내려오는 선배 교장들의 나쁜 점은 나부터 이어받지 말고 개선하자는 것. 교육본질에 충실하고 학교 운영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넣고 기존 교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일신하는 것도 그 중에 하나다.

교장이 마을 노래자랑에 나간다고? "교장 체면 다 구겼구만!"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야! 기존 이미지를 깬 참신한 도전인데!"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본다. 평소 도전 정신을 강조하여 학교 게시판에 붙은 문구도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취할 수 있다."이다. 교장이 앞장 서 도전해야 교직원과 학생들도 따라올 것이 아닌가?

사실, '서둔동 한마음 마을 음악회'에는 학부모의 권유로 출전하게 되었다. 그 대신 다른 출연자와 경연을 벌이지 않고 찬조출연해 달라고 당부하였다. 중학교 교장이 남녀노소, 계층과 상관없이 흥겹게 어울리는 마을 축제에 동참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동민 화합에 앞장서는 것이 교육자로서 당연히 할 일이다.

노래를 부르기 전 사회자에게 교장 신분임을 밝히니 깜짝 놀란다. 아마도 운동장에 모인 관중들도 놀랐을 것이다. 대부분의 교장은 그 누가 권해도 노래자랑 무대에는 서지 않는다. 시쳇말로 '쪽 팔리기' 때문이다. 그것을 감수하고 나왔으니 그럴만도 하다.

노래가 끝났다. 그냥 들어가긴 아쉽고 한 마디 해야 한다. 학교 홍보, 이보다 더 좋을 기회는 없을 듯 싶다. "자녀분들을 서호중학교에 많이 지원하여 주세요. 잘 가르쳐 원하는 고등학교에 100% 진학시키겠습니다." 교장 의지의 표현이다.

사회자가 말을 받는다. "노래자랑 사회를 보면서 가게 소개하는 것은 보았어도 교장 선생님이 나와 학교 홍보하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여러분들, 교장선생님께 뜨거운 박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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