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중학교 만능 최영섭 기사를 만나다“운동장 바닥에 앉아 놀던 학생들이 내가 만들어 놓은 벤치에 앉아서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뿌듯합니다.”
서호중학교 기능직 공무원인 최영섭 기사(56). 그는 하는 일이 천하고 공무원 직렬이 하위직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특히 학교를 순회하면서 위험요소를 발견하면 즉시 처리한다. 오늘도 계단 난간이 부서진 것을 보고는 위험표시줄을 띄우고 부서진 자재를 챙긴다. 자재가 분실되기 전에 미리 챙겨 놓아야 수리 예산이 적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기능을 보유한 용접, 조경, 목공, 전기 배선 등에서 능력을 발휘하여 학교 예산 절감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최근 2년간 그가 한 일과 예산 절감액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무려 천 만원에 이른다.
교실 교탁 10개 보수(예산 절감액 200만원), 급식실 에어컨 보호대 설치(40만원), 세척기 식판 받침대 제작(50만원), 운동장 벤치 10개 설치(150만원), 운동장 휀스 보강 작업(200만원), 화단 울타리 설치(120만원), 국기 게양대 보호대 제작(30만원), 쌀 보관 받침대 제작(30만원), 사열대 난간 보강(150만원),
교장이나 행정실장이 지시하기 전에 학교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 실천한다. 예산이 소요되는 것은 사전에 교장의 허락을 받는다. 자신이 맡은 학교 꾸미기 계획을 교장과 의논하여 조절할 줄 아는 현명함도 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어떠할까? 선생님과 같은 학교 교직원들은 그를 좋아하지만 타 학교 기능직 동료들은 그를 탐탁하지 않게 여긴다. 외부업자를 불러서 하면 심신이 편할 텐데 왜 기사가 일을 만들어 맡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그의 답변이다. “외부업자들은 이익 추구가 목적이지 소비자를 100% 만족시키지 못한다. 그들이 일을 마치면 다시 손을 봐야 하기 때문에 제가 직접 하는 것이다.” 그가 기사로서 애국자가 된 이유가 여기 있었다.
회사생활 14년을 마치고 1993년 남보다 늦은 40세에 고색초에서 공직에 입문, 올해로 경력 16년. 그 동안 그가 근무한 학교는 칠보초, 서호초, 율전중, 칠보중 등 모두 6개교. 그는 근무교마다 이처럼 성실하게 공직을 수행했던 것이다.
학교의 어려운 일, 궂은 일,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작은 애국을 실천하는 최영섭 기사! 그가 있기에 오늘의 학교 현장은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 맥가이버 최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 꼭 필요한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