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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아, 산이 하얗다!"

산정(山井)호수, 30여년의 교직생활 중 다섯 번 정도는 왔었다. 그러나 호수 경치만 둘러보았지 그 유명하다는 명성산(鳴聲山) 억새밭은 구경하지 못하였다. 등산의 여유 시간도 없었고 억새의 장관에 대한 호기심도 부족하였으리라.

지난 토요일 밤, 뜻 맞는 동료 교장 두 명과 함께 작정하고 산정호수를 찾았다. 일주일 전부터 계획된 것이다. 수원에서 만나 저녁을 해결하였다. 왕복교통이 밀리는 것에 대비하여 토요일 1박하고 일요일 오전에 등반하려는 것이다. 산호산방(山湖山房) 숙소에서는 늦게까지 학교장으로서의 교육정보도 주고 받았다.

이튿날 아침, 09:00 등산 시작이다. 1코스 등산로 입구에는 울긋불긋 등산복 차림의 단체 관광객들이 벌써 줄지어 오르고 있다. 가족 단위 등산객도 많이 보인다. 단풍은 절정기를 지나 추위에 오그라 붙은 것도 보인다. 생강나무의 노란 단풍이 정겹게 다가온다.






등룡폭포를 보니 설악산의 비룡폭포가 떠오른다. 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기에 바쁘다. 산행 중간에 약수터도 보이고 드문드문 억새밭도 보인다. 필자가 억새를 촬영하려 하니 지리에 밝은 동료가 "이건 약과다"고 알려준다.

약 1시간 정도 올랐을까? 별안간 시야가 하얗게 변한다. 그 광경을 보고 나오는 소리는 "아, 산이 하얗다!"이다. 드디어 억새 군락지에 도착한 것이다. 더욱 더 멋진 것은 햇빛의 역광을 받아 은색의 억새가 나부끼는 모습이다. 등산객들의 감탄사가 이어진다.

"그래 맞아! 바로 이 모습을 보려고 명성산에 오른 것이지!" 

한 가지 특이한 사실 하나. 역광을 받은 왼쪽 지역의 억새는 찬란히 빛을 발하고 있지만 길 오른쪽의 억새는 그냥 평범하게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다 왼쪽 억새밭에 몰려 있다.









팔각정에 이르러 준비해간 밤, 사과, 포도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였다. 그냥 내려가긴 너무나 아쉽다. 그러나 하산이다. 책바위 능선 길을 택하였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산정호수는 또 다른 절경이다.

다만 이 쪽 하산길은 경사가 가파르고 계단이 많아 무릎에 무리가 온다. 그러나 땀을 뻘뻘 흘리면서 산을 오르는 사람에 비하면 힘이 덜 드는 편이다. 동료 교장이 산을 오르는 여성분들에게 말한다. "전문가 코스를 택하셨네요!" 칭찬하는 말이다.

13:00 다시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였다. 무려 4시간 등반을 마친 것이다. 주차장은 차량으로 꽉 차 있고 도로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식당 주인은 "지난 주는 오늘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왔다"고 전한다. 명성산 억새밭은 10월 중순이 피크인 것 같다.

등산을 하면서 건강도 다지고 교육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우리들의 산행. 이번 산행은 햇빛을 받아 하늘거리는 은빛 억새의 잔상이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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