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A교수의 제자 폭행 사건이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우리나라 지성의 요람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대학 서울대학에서 일어난 학생폭행사건이라 세인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폭행사건 외에도 A교수는 음악회 입장권을 제자들에게 강매하고 기념일 등에 선물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진상은 조만간 서울대 자체조사에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겠지만, 우선은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원인과 배경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논란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A 교수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자 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이번 사건은 도제식 교육에서 흔히 일어나는 단순한 신체적 접촉일 뿐 폭행은 절대 아니라고 항변했다. 성악의 특성상 학생들을 가르칠 때 배나 등을 강하게 밀고 흔드는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의 오해가 있었던 것이지 의도적 폭행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도제식 훈육은 성악에 있어서는 당연한 것이며 자신 또한 그렇게 배워왔고 또 그렇게 가르쳐 왔다고 했다. 음악회관련 입장권 강매와 선물 요구도 터무니없는 모함이라고 부인했다. 자신의 공연은 매회 매진이 되기 때문에 굳이 강매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우리 동양에서 도제식 교육은 스승이 존경스럽고 그의 행동과 사상이 마음에 들면 오로지 그 한 분만을 스승으로 모시고 평생 학문과 행동을 연마하며 살아가는 그런 교육이었다. 스승과 제자가 인격적으로 교감을 나누며 함께 호흡할 때 비로소 감동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그 감동은 위대한 예술이나 학문으로 승화되어 나타났다.
하지만 도제식 교육은 이런 장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제자가 스승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문화이다 보니 사제지간이 종속관계로 바뀌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특히 군사부일체 사상을 가진 우리나라 같은 경우, 제자가 감히 스승에게 반기를 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때문에 스승의 잘못이나 불합리한 점을 지적할 수도 없고 또 지적해서도 안 되는 풍토가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이다. 아마도 이번 사태의 잡음 역시 이러한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풍토에서 생겨난 것이 아닌가 추측이 된다.
도제식 교육은 분명 스승의 기량을 고스란히 전수 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교육방법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제 시대의 흐름상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도제식 교육은 지양해야 마땅하다. 스승은 제자를 사랑으로 감싸고 제자는 스승을 진심으로 존경할 때 교육효과는 배가 될 것이며 오늘날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