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란 명사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축복 받은 단어다.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지난한 관문을 통과한 그들은 무한한 승리감과 함께, 주변사람들로부터 축하와 격려 그리고 부러움을 동시에 받게 된다. 그러나 자칫 방심하게 되면 이처럼 소중한 대학생활을 헛되이 보낼 위험성이 높다.
대학생활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낭만적인 시기이며 또한 수많은 특권이 있는 시기이다. 대학시절은 젊음의 시절이다. 젊음이 마치 만발하는 꽃과 같을 때이며 그러한 젊음을 발산할 기회도 충분히 주어지는 시기이다. 대학시절은 아직 이해타산을 모르는 순수한 시기이기에 진실한 교우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대학생은 예민한 감수성과 풍부한 정서의 소유자이며 아울러 독서와 문학과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열정도 있는 시기이다.
그러나 이토록 소중한 대학시절이지만 학기초에 뚜렷한 목표를 세우지 못하면 넘쳐나는 시간들로 우왕좌왕하다가 대학시절을 헛되이 탕진하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된장녀 된장남으로 불리는 대학생들은 대학생으로서의 청춘과 낭만을 즐기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향락을 탐닉하고 있다. 깨어있어야 할 대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술, 노래, 춤을 즐기는 이들은 인생에 있어서 대학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직 깨닫지 못한 자들이다.
부유한 부모를 만난 덕에 돈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거나, 순수한 사랑이 아닌 절제되지 않은 성적 충동에 의한 불건전한 이성교제를 하는 대학생들도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인 대학시절을 낭비하는 젊은이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생활이 인생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한 인간의 인생은 그가 대학시절에 섭렵했던 서적에 좌우된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며, 대학시절에 풍부한 정서를 가꾸고 폭넓은 경험을 한 사람일수록 너그러운 마음과 깊은 이해심을 갖게되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덕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 바람직한 대학생활은 대학시절만이 갖는 특권을 최대한 발휘하여 미래의 풍요로운 인생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대학생의 본분은 역시 진리를 탐구함에 있다. 그러나 초·중·고 때와는 달리 대학생은 앞으로의 자기 인생을 설계하고 사회에 뚜렷한 철학을 가진 책임 있는 성인으로서 활동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벗을 사귀고 감수성과 정서를 풍부하게 하여 학문에 온갖 정열을 쏟고 아름다운 사랑을 경험하는 시기가 대학시절인 것이다.
끝으로 필자 또한 누군가가 나에게 다시 한번 경험하고 싶은 학창시절이 있다면 어느 때냐고 묻는다면 나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대학시절'이라고 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