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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지금 학교는 공모 중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2011년 창의경영학교 지원사업 운영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름도 생소한 ‘창의경영학교’는 교과부가 창의·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명목하에 새롭게 만들어낸 개념이다. 지금도 ‘학교는 공모 중’인데 또 하나가 더 생겨난 것이다. 

이명박정부 들어 공모학교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은 느낌이다. ‘사교육 없는 학교’, ‘학력향상중점학교’, ‘교육과정혁신학교’, ‘수학·과학·영어·예체능중점학교’, ‘교과교실제 시범학교’, ‘학교문화선도 시범학교’, ‘기숙형 공립학교’, ‘마이스터고’, ‘취업강화 특성화학교’ 등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 정도이다. 

그런데 창의경영학교는 기존의 ‘사교육 없는 학교’, ‘학력향상중점학교’, ‘교육과정혁신학교’를 묶은 것이라고 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돼 예산을 받으면 사교육을 완화하는 목적으로만 예산을 쓸 수 있었는데, 이제 창의·인성교육에도 예산을 쓸 수 있다는 뜻”(세계일보, 2011.2.22)이라며 학교 자율권 확대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창의 경영학교 개념에서 알 수 있듯 또 다른 교육지표여야 할 인성교육을 이미 선정된 공모학교에 슬쩍 끼어 넣으려 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더라도 문제는 그게 아니다. 정작 문제는 공모를 ‘즐기는 듯한’ 교과부의 예산배분 접근법이다. 

국민세금으로 꾸려진 교육예산은 당연히 유·초·중·고·대학에 이르기까지 세목에 맞춰 배분되어야 한다. 각종 공모를 통한 선정 학교에 잘했다며, 또는 잘하라며 상금 주듯 쓸 돈이 아니다. 마치 쌈짓돈 빼내주듯, 또는 큰 인심이라도 쓰는 것처럼 해선 안 된다.

그것이 경쟁을 표방한 이명박정부의 ‘학교 길들이기’인지 모르겠지만, 무엇보다도 학교마다 각종 공모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가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어 문제다. 그냥 ‘○○학교공모에 지원함’이라 적은 신청서만 달랑 제출하는게 아닌 각종 공모다. 그 준비를 위한 ‘잡무’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앞에서 접근법이 문제라고 말했는데, 극단적으로 말해 왜 단위학교가 아쉬워 각종 공모 신청서를 내야 하는가? 교육은 국가의 책무다. 특히 중학교 의무교육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문계고 신입생까지 공짜로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에 맞게 골고루 예산을 배분해 알찬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역시 극단적으로 말해 어떤 공모에도 신청하지 않거나 했어도 탈락한 ‘무공모 학교’는 예산을 주지 않고 학교더러 알아서 하란 말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아니 아니어야 한다. 예컨대 취업강화 특성화고에 소정의 예산을 준다해서 다른 전문계고는 학생들을 취업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냐 묻고 있는 것이다. 

지난 참여정부 때는 방과후학교외 이렇다 할 교육정책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도 문제였지만, 지금은 너무 많은 것들을 교육개혁이란 미명하게 벌이고 있어 일선 학교 현장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들조차 무슨무슨 공모학교인지를 모두 숙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제 이명박정부는 2년도 남지 않았다. 임기 그 날까지 열심히 해야겠지만, 더 이상 판은 벌이지 않았으면 한다. 정권이 바뀌어 용도 폐기되는 정책이 있다면 국가적 낭비다. 교사, 수험생, 학부모 등 국민은 다시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사실을 곱씹으며 치떨어야 할 일이 생기지 않길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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