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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청소년 욕설 지도 필요해

청소년들의 욕문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전국초등학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욕에 관하여 설문조사를 했는데 욕을 하는 학생이 무려 96.6%나 되었다. 그 중 뜻을 모르고 사용하는 학생이 72.2%나 되며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76% 이상이 친구와 대화를 할 때 욕을 쓰고 절반 가까이는 은어(어떤 계층이나 부류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자기네 구성원들끼리만 빈번하게 사용하는 말)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은 비단 오늘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인터넷과 같은 신종 매체와 대중매체의 확산이 청소년들의 욕설문화와 그릇된 문화형태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시키고 있다.

아이들과 같이 있는 시간 무심코 그들의 대화를 잠시 들으면 수시로 욕설이 오고간다. ‘*발’, ‘졸라’ 등 듣기에 참 불쾌한 말들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한 끝에 다음날 숙제로 이 두가지 말과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등 외계어까지 칠판에 적으며 사전을 통하여 그 의미를 정확이 알아오도록 하였다.

다음날 국어시간이다. 아이들에게 어제 알아오라고 한 말의 뜻을 묻자 머뭇거린다. ‘*발’같은 말은 근친상간을 뜻하는 입에 담기 거북한 말이며, ‘졸라’도 입에 담기 민망한 저속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 이후 이런 말이 나오면 아이들은 '그 말은 네 엄마 욕하는 것인데'하며 피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 듯 아이들의 대화에는 욕이나 속어(저속한 말)가 판을 치고 있다.

어디 그 뿐일까? 사이버 학습시간 쪽지 보내기나 채팅을 할 때 자기들끼리 사용하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말이 넘쳐난다. 바로 외계어다. 한글사전 백과사전 그 어디에도 없다. 외계어 하면 낯설지 모를지만‘ㅎㅎ’, ‘∧_∧ ’ 이 정도가 이해된다면 대충 짐작은 할 것이다.

그러면 청소년들이 속어나 은어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정상적인 언어가 싫증이 나고 기존의 권위에 반항하려는 심리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은 아주 신기한 언어를 사용하여 남을 놀라게 하고 다른 친구들 보다 튀게 보이려는 행동이 강하다. 또한 또래 사이에서 그런 말을 사용하므로 동질감과 우월감을 느끼고 자신들 만의 세계를 누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이 사고의 성장과 함께 고착화 되면 우리말의 미래는 큰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 “*새끼‘ 일종의 속어이다. 하지만 이런 말에 감정이 들어간다면 서로 주먹다짐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의례히 가까운 친구끼리 격이 없다고 듣고 흘려버리니 별탈없이 지나간다. 이런 현상은 말로서 서로 친하다고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유희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욕, 은어, 속어, 외계어는 언어 학습능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설도 있다. 비뚤어진 성격과 행동이 이 욕이나 은어에서 기인된다는 말이다. 언어는 항상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또한 욕이나 은어도 시대가 변해면 생성되고 소멸한다.

과거의 욕은 불량학생들의 전유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 대상이 점점 넓어져 사회의 전반적인 상황이 돼 걱정스러운 현실이다. 이런 원인은 핵가족화와 성적과 입시위주의 교육풍토로 가정과 학교에서 올바른 인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결과이며 각종 매체의 유해성과 선정성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간혹 욕을 하는 아이들에게 묻는다. 사람의 얼굴 감각기관에 눈도 둘, 귀도 둘 인데 입은 왜 하나냐고 물으면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마지막으로 말은 신중히 하여야 한다는 심오한 이치가 숨어있다고 알려준다.

우리 청소년들의 욕설문화. 앞으로 분명 걱정스러운 사회문제이다. 가정, 이웃, 학교,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갖고 심각성을 알고 언어순화를 위한 지도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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