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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진실된 말은 힘이 있다

논어의 학이편 제3장은 우리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한다. “巧言令色 鮮矣仁 (교언영색 선의인)” ‘듣기 좋은 말이나 보기 좋게 꾸민 얼굴 중에는 어질고 순박한 사람이 드물다’는 뜻이다.

巧言令色(교언영색)은 따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일어나는 동작이라 생각된다. 교묘한 말과 아름다운 표정은 함께 일어나는 것이다. 교묘한 말은 진실된 말이 아니고 거짓이 숨겨진 말이기에 거짓을 아름다운 얼굴빛으로 포장하게 되는 것이다.

“巧言令色 鮮矣仁 (교언영색 선의인)”의 뜻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접해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공자의 제자 중에 중궁(仲弓)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보다 29세나 아래였는데, 일찍이 공자 자신이 ‘중궁은 임금 노릇을 할 만하다’라고 칭찬할 만큼 덕망이 많으나 말주변이 없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하였다. “중궁은 어질지만 말재주가 없습니다.” 이에 대해 공자는 중궁을 이렇게 감싸고 있다. “(교묘한 말재주와 비위를 맞추는 가식의) 약삭빠른 구변으로 남의 말을 막아서 자주 남에게 미움만 받을 뿐이다. (그런) 말재주는 어디에다 쓰겠는가. (교묘하게) 말을 잘하고 얼굴빛을 좋게하고(가식) 공손을 지나치게 함을 옛날 좌구명(공자와 같은 무렵에 살던 노나라의 대부)이 부끄럽게 여겼는데, 나 또한 이를 부끄럽게 여기노라”

巧言(교언)은 진정성이 없는 말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진실이 없는 말, 거짓이 포함되어 있는 말을 말한다. 진실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거짓이 포함되어 있으니 들통나지 않게 하기 위해 교묘한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려고 하니 말이 늘어나게 되고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진실된 말을 가지고 말을 잘하는 이도 있다. 이런 이를 교언이라고 하지 않는다. 말 잘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말하는 내용이 진실이냐, 거짓이냐가 중요한 것이다. 말을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낫다. 말을 잘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진실된 말을 하면서 말을 잘해야 한다. 그러면 말의 힘이 있게 되는 것이다.

令色(영색)은 포장지와 같다. 아름다운 얼굴, 환하게 웃는 얼굴이다. 아름다운 얼굴, 환한 얼굴 자체가 얼마나 좋은 것인가? 이런 얼굴이 진실과 함께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인 것이다. 진실을 말하면서 환한 얼굴, 아름다운 얼굴 표정을 지니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巧言令色 鮮矣仁 (교언영색 선의인)” ‘그럴 듯하게 꾸며대거나 남의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 치고 진실한 사람이 적다(鮮)’는 공자의 말씀을 깊이 새겨야 할 것 같다. 공자께서 강조하시는 말씀이 仁인데 여기서 仁의 뜻은 ‘진실’이라는 뜻이다.

세상에는 금도 있고 진주도 많아 이들을 많이 찾는다. 왜냐하면 그들이 귀하기 때문이다. 금도 귀하고 진주도 귀하지만 ‘거짓이 없는 말’ 즉 ‘진실이 담겨진 말’이야말로 값비싼 보배요 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내가 비록 손해를 보는 한이 있어도, 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진실이 담긴 말을 할 줄 아는 보배로운 입술을 가진 자가 되어야 할 것 같다. 거짓을 예사로이 생각하면 안 된다. 하얀 거짓말쯤은 괜찮다고 하는 생각도 고쳐야 할 것 같다. 하야 거짓말이든, 까만 거짓말이든, 새까만 거짓말이든 모두가 거짓말이다. 이런 거짓말을 입에 담지 않아야 한다.

교언영색을 좋아해서는 안 된다. 그게 습관화되면 안 된다. 그런 삶이 반복되었다면 이제는 돌이키는 것이 좋다. 그것을 공자께서는 원하고 있고 가르치고 있다. 빈말, 가식, 아양 등으로 자신의 거짓을 포장하고 있지 않은지 자신을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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