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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민들레꽃에서 인생을 배우다

우연히 포장된 도로를 걷다가 갈라진 아스팔트 틈에서 힘겹게 자라고 있는 노란 민들레꽃을 보았다. 그 꽃은 너무 작아 고개를 깊숙이 숙여야만 자세히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작고 여린 민들레꽃은 비좁은 틈새에서 겨우 고개를 내민 채 힘겹게 자신을 지탱하고 있지만, 꽃의 모양과 빛깔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귀엽고 예뻐 한참 동안이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신비로운 민들레를 감상하다 보니 언젠가 민들레꽃을 예찬한 글을 읽은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그 글에서는 민들레꽃을 단순한 꽃이 아닌 '덕'(德)을 지닌 꽃이라 했다. 그것도 한 가지 덕이 아니라 무려 일곱 가지나 덕을 갖추고 있어 민들레꽃을 '칠덕(七德)의 군자'라 부른다는 것이다.

우선 민들레는 아무리 어렵고 힘든 환경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어 이것을 '인(忍)의 덕'이라 한다. 실로 지금 리포터가 보고 있는 민들레꽃은 포장된 길바닥 틈새에 싹을 틔우고 그 틈을 뚫고 자라 꽃을 피웠으니 참으로 갸륵하다. 그에 비해 인간은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는 저 민들레꽃만도 못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어떤 사람은 가난한 환경이 힘들다며 자살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부자인데도 부정과 부패에 연루되어 목숨을 끊기도 한다. 어디 그 뿐인가 사랑을 잃어서, 명예를 잃어서, 떨어지는 인기를 만회하지 못해서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민들레가 이런 나약한 인간들을 보면 뭐라 말 할 것인가. 이제 우리 인간도 민들레꽃처럼 인내로 역경을 극복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민들레의 두 번째의 덕은 '강덕'(剛德)이다. '강'(剛)은 굳세다는 뜻이니 민들레는 '힘이 굳세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민들레꽃은 뿌리가 잘려도 금세 싹이 돋아나서 꽃을 피운다. 뿌리가 잘렸다는 것은 모든 삶의 좌절을 뜻하지만 그래도 민들레는 자신의 환경을 원망하지 않고 다시 뿌리를 피운다. 정말 굳센 생명력이다.

세 번째의 덕은 '예덕'(睿德)이다. 민들레는 꽃을 피울 때 차례대로 피운다. 제일 먼저 꽃대가 나오고 암술이 나오고 수술이 나온다. 꽃줄에서부터 피는 순서를 잘 지킨다는 것이다. 이것을 예덕이라 한다. 질서가 없는 것은 예가 아니라 불의이기 때문이다. 인간 세계에도 반드시 장유유서의 차례가 있는 법이다. 젊은이는 늙은이에게 지켜야 할 도리가 있고 남자와 여자도 서로가 지켜야 할 도리가 있으니 이것을 지키는 것이 바로 예절인 것이다.

네 번째는 '자덕'(慈德)이다. 민들레는 꽃대에서 흰 액체를 뿜어내어 사람의 질병을 치료해 준다. 이것을 자비라 한다.
 
다섯 번째는 민들레를 장복하면 희었던 머리가 금세 검게 되기 때문에 이것을 '효덕'(孝德)이라 한다.

여섯 번째는 흰 액체를 바르면 온갖 종기와 황달이 치료가 된다고 해서 '인덕'(仁德)이  있다고 한다.

일곱 번째는 봉사의 덕이다. 꿀이 많고 향이 진해 멀리서까지 벌들을 불러들여 먹이니 그 정이 가히 지극하기 때문이다.

민들레와 관련된 이야깃거리는 너무나 많다. 인간이 아무리 위대하다 한들 저 민들레꽃처럼 겸손하지도 쓸모가 많지도 않은 사람들이 많으니 새삼 민들레꽃의 칠덕의 향기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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