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서산에서도 학생과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가 계획 중이다. 자고 일어나면 뛰는 물가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대학등록금 때문에 서민들은 살아갈 방도가 없다. 대학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대학이 얼마나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는지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학문을 탐구하고 문화와 예술을 논해야할 상아탑이 치솟는 등록금으로 죽음의 탑으로 변하고 있다.
엊그제 서울대 교수들이 안식년이란 명목으로 휴직을 하면서도 봉급은 전액 수령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신문지면을 통해 발표되기도 했다. 물론 심도 있는 학문 연구를 위해 안식년은 반드시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많은 교수들이 편히 쉬면서 꼬박꼬박 봉급 전액을 수령했다는 사실에 일반 시민들과 학생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립대학교 일반직원들의 연봉이 익억원이 넘는 곳이 수두룩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두 번째로 등록금이 비싸다고 한다. 공부하러 대학에 간 학생들이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해 자살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또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우리는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회에 나오기도 전에 신용불량자로 몰려 취업도 못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과연 대학들이 그렇게 해마다 10%가 넘는 등록금을 올려야하는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모르긴 몰라도 대학을 정밀 감사해보면 누수 되는 등록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빨리 정부와 대학은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 지금 민심은 무척 화가 나 있다. 리포터는 몇 년 전부터 대학등록금 시비가 있을 것이라고 예견해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과 같은 혼란을 초래했다.
리포터는 198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그때만 하더라도 집에서 키우는 소 한 마리를 팔면 1년 등록금을 내고 생활비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지금은 소 한 마리를 팔아도 생활비는 커녕 1기분의 등록금을 내기도 벅차다. 이 같은 현실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리포터 주변에도 등록금 때문에 생활이 파탄 난 선생님들이 많다. 세 쌍둥이가 대학에 들어간 선생님이 계신데 등록금과 생활비로 1년에 4000만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세상에 어떤 나라가 이렇게 많은 돈을 대학에 갔다 바치는 나라가 있을까. 부부교사인데도 생활이 파탄 날 정도이니 외벌이 가정은 등록금 때문에 공중 분해될 지경이니 참으로 어이가 없는 현실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 세상에 양극화는 필요 불가결하다고 말들 한다. 가난한 사람이 있으면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으면 가난한 사람도 있게 마련이라고 항변한다. 이것이 세상 사는 이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성실하게 노력해도 감당할 수 없는현실과 등록금이 있다면 이는 분명 정책이 잘못된 것이다.
지금 대학생들의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식혀줘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의 장래마저도 어둡다. 대학들도 기득권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양보하여 등록금을 내려 내핍경영에 힘써야할 것이다. 대학생들이 불행한데 대학이 행복할 리는 없지 않는가. 대학과 학생과 학부모와 정부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해법을 빨리 찾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