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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권 추락, 이대로 둘 것인가

오늘아침 신문을 보니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에게 5초간 엎드려 뻗치기, 일명 '얼차려'를 시켰다고 해서 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또 얼마 전에는 자기 자녀를 호되게 꾸지람하고 머리를 쥐어박았다고 그 학생의 부친이 학교에 찾아가 가해한 교사를 찾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른 학생을 괴롭히다 선생님께 적발되어 훈계를 받는데 태도가 불량하여 좀 격하게 대한 것인데 그 모습을 친구들이 휴대폰으로 촬영해 해당 학생 부모에게 보여줘 이를 본 그 학부형의 감정이 폭발해 벌어진 일이었다. 이 같은 사례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학교와 교사의 권위가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 하겠다.

예전에는 선생님 하면 동네 사람 모두가 존경하고 선생님의 전문성과 지도력을 높이 샀었는데 지금은 이 같은 일들이 까마득한 전설로만 남았으니 통탄할 일이다. 여기에는 대한민국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과부의 책임도 크다. 툭하면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업신여겨 '교육비리'란 이름으로 언론에 대서특필하기도 하고, 또한 각종 정보를 학부모 단체와 사회단체 등에 제공하여 마치 비리 집단을 감시라도 하란 듯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교사를 제2의 부모라고 말하는 것은 옛날부터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는 말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들은 미성숙한 존재이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어떤 교육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인격 형성이 완전 달라진다.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학교의 선생님들이다. 선생님들은 한 학생이 아닌 여러 학생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매우 피곤해 있다. 따라서 선생님은 내 아이만의 선생님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선생님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 자녀의 훌륭한 선생님을 바란다면 우리 아이들의 훌륭한 선생님이 되도록 적극 협조해야한다.

학교는 국민 모두가 공통적으로 배워야 할 국민기초과정이 있어서 사교육시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 아이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 아니라 우리 아이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을 가르치는 기관인 것이다. 시골학교에는 이미 없어진 촌지라는 것도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촌지란 내 아이만을 위해달라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담임선생님께 드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학교에 기부한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렇게 되면 예산부족으로 허덕이는 학교들의 숨통이 조금은 트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도 문제가 많다. 이미 수 십 년 전에 정착된 유럽 선진국들의 제도를 들여와 지금 당장 시행하려니 여러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즉, 완전한 교육자치도 아닌 어설픈 현실 속에서 겉으로만 시행하는 학운위는 오히려 제도로 보나 법적으로 보나 형식적이며 때론 위압적으로 학교 현장의 자율성을 옥죄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얼핏 이 제도를 부정한다는 오해의 소지도 있을 수 있겠지만, 현 제도를 융통성 있게 적용하여 그 제도를 합리적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상호 감시하고 대립하는 단체가 아니라 서로가 돕고 상생하는 협조체제를 구축하자는 뜻이다.

더불어 학생은 국가의 미래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국가의 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것이며 그들이 사회의 복지를 향상시킬 테니까 말이다. 따라서 학교와 학부모 교육주체들이 모두 힘을 합해 학생들이 그들의 푸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줘야 한다.

끝으로 학부모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학교를 무시하거나 선생님을 홀대하는 학부모님의 자녀 치고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자기 자녀의 선생님을 존경하고 함께 교육현장에서 애쓰는 부모님의 자녀들이 매우 훌륭한 삶을 살고 있음을 목격한다. 따라서 제2의 부모인 선생님을 인정하고 존경하는 풍토를 조성해야할 것이다. 선생님은 학부모의 적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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