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4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제로 관계부처와의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주5일 수업제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12학년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 주5일 수업제를 전면 도입하고, 올 2학기에는 시도교육청별로 여건이 갖춰진 초·중학교 10% 정도에서 전면 주5일 수업제를 시범 운영하며, 2012년도부터 지역과 학교 여건에 따라 시도교육감의 승인을 얻어 자율로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율이라는 말은 사실상 대부분 학교에서 시행을 뜻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5일 수업제의 실시경과를 돌아본다. 주5일 수업제는 80년대 중반의 책가방 없는 날 운영과 2004년도 우선시행학교 1023개 선정하여 월 1회 실시 후 2005년 전국 모든 학교에서 월 1회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되었다. 그리고 2006년도 월 2회 실시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주5일 수업제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이 주40 시간 근무제가 시행됨에 따라 조화를 이루기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 주5일 수업제 실시는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인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학력관의 등장과 평생교육을 강조하는 교육의 인식변화를 도입하면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학습과 시간적 여유를 주고 학부모와의 유대를 강화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취지는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되지만, 경제적인 면도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그러면 2012년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과 관련하여 미리 생각해야 할 점을 알아본다. 한국교총에서 시행한 실시 찬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66.9%, 교사 96.3% 학생 79.9%가 전면 시행에 찬성하였다. 또한 주5일 수업제 전면실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고려할 사항으로 학부모는 교육과정 기준과 학습량 조절, 학력저하 예방 및 사교육방지대책을 우선으로 손꼽았는가 하면 교사는 교육과정 기준의 학습량 조절과 교육문화적 인프라 구축을 우선으로 들었다. 즉, 학부모 교사 모두 찬성하지만, 교육과정 기준의 학습량 조절이 제일 우선시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 교육과정 학습량과 관련한 수업시수 보전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주5일 수업이 전면 도입되면 현재 연간 205일 내외의 수업 일수가 190일로 줄어든다. 이는 교육과정 기준 수업일 170일(34주×주5일)에 학교장 재량수업일 20일을 합산한 일수이다. 줄어드는 190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업 일수다. 이렇게 되면 방학이 연간 8일 정도 줄어들거나 주당 수업시간이 1~2시간 확대될 전망으로 수업시수는 현행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은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이미 주 5일 수업제를 전제로 수업시수를 결정했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의 교사들은 법령으로 전제된 교육과정을 수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으로, 전면 주5일 수업제 실시로 말미암은 맞벌이 가정의 자녀와 저소득층에 대한 대책이다. 먼저 토요일에도 일하는 가정의 자녀를 위해 모든 초등학교나 특수학교에 토요 돌봄 교실을 확대 운영하고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토요방과후학교 교과프로그램 등을 활성화 한다는 계획을 내 놓고 있다. 또 평일에만 운영하는 보건복지부 소관의 지역아동센터도 토요일에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계획들이 실효성을 발휘하려면 더 세심한 준비와 시행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
어째던 주5일 수업제 전면실시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일선학교에서는 차기학년도 교육과정 수립 시 예산과 관련한 실제적이고 실효성 있는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착오가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