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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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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수능 이후의 할 일 (5)

오늘 아침 우리학교 주변에는 안개로 가득찼다. 평소에 잘 보이던 시내의 아파트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산 주위를 둘러보아도 안개가 모든 것을 덮고 있었다. 아름다운 단풍도 볼 수 없었다. 주말의 기쁨을 앗아가는 듯했다. 우리학교가 자랑하는 전망은 하나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30분쯤 지나가 안개가 사라지고 말았다.  산 기슭에만 조금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러고 나니 산 주위의 아름다움은 보통 때보다 더했다. 산이 불붙는 듯하다고나 할까?

안개는 앞을 가려 방해를 준다. 길을 잃게 만든다. 방향을 놓치게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험생들은 나아가는 길을 잠시나마 잃을 수도 있다. 그럴 때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고 마음이 우울해지기도 한다. 우리 앞에 놓인 장애물은 언제나 잠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것 때문에 낙심할 필요도 없다. 우울해할 필요도 없다. 마음이 흔들릴 필요도 없다.

조금만 참으면 된다. 장해물은 강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길게 방해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러니 어떤 생각지 못한 장애물이 나타난다 해도 잘 참으면 된다. 절대 오래 가지 않는다. 안개는 오래가야 반나절이다. 명심보감 계성편에 보면 자장이 떠나고자 공자께 하직을 고하면서 “몸을 닦는 가장 아름다운 길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 되느니라”라고 하셨다. 참는 것이 모든 행실의 근본이다. 어떤 상황에 있어도 참는 것이 행실의 기본이고 기초가 되어야 한다.

자장이 공자께 “참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하고 물었다. 공자께서는 “친구끼리 참지 않으면 정과 뜻이 서로 갈리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덜어지지 않느니라”고 하셨다. 순간적으로 참지 못해 학창시절 쌓아놓았던 정이 떨어지게 해서야 되겠나? 학창시절, 친구의 우정이 평생을 가야 하지 않겠나?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덜어지지 않고 더해지는 법, 근심이 더해지면 마음의 평안이 빼앗기게 되고 자신이 허물어지고 만다.

자장은 “아아, 참는 것은 참으로 어렵도다.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할 것이요, 참지 못할 것같으면 사람이 아니로다”라고 하였다. 참는 것이 정말 어렵다. 하지만 사람이니까 참을 수가 있다는 말씀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자신을 보호하고 친구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는 참는 것이 우선이다. 필자가 평소에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문구가 있다.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요, 백인당중유태화(百忍堂中有泰和)라"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운 일이 없고, 백번 참으면 집안에 큰 평화가 있다"는 말이다. 백번이라도 참으면 집안에 큰 화목이 있다는 말씀이다. ‘참음’음을 강조한 말이다.

명심보감 계성편에 보면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아서 물이 한번 기울어지면 가히 돌이켜질 수 없고, 성품이 한번 방종하게 되면 바로 잡을 수 없을 것이니 물을 잡으려면 반드시 둑을 쌓음으로써 되고 성품을 옳게 하려면 반드시 예법을 지킴으로서 되느니라”고 하였다. 성품의 변화는 행함으로 가능하다. 잘 참지 못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명심보감에서 가르치시는 말씀을 행동으로 옮김으로, 좋은 성품을 지닌 자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안개는 잠시의 장애물은 될지언정 영원한 장애물일수는 없다. 어느 순간 장애물이 나타난다 해도 지혜롭게 잘 넘기고 잘 참는 것이 좋다. 조금만 참으면 평소에 볼 수 있었던 길도 다시 보이고 방향도 잘 잡힌다. 오늘은 가을비도 그치고 아름다운 풍광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즐거운 주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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