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장관이 수업연구 잘하는 교사를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어찌보면 교사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수업연구 하는 교사를 우대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실천해 나가느냐에 따라 공염불이 될 수도 있고 현실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주호 장관의 이야기를 다시 짚어보면 교사의 한 사람으로써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수업연구 잘하는 교사를 우대하겠다는 것은 어쩌면 그동안 교사들이 수업연구를 잘 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을 해 왔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는 그런 생각을 해 왔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수업연구 잘하는 교사를 우대한다는 것을 부정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당연한 것을 놓고 우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마냥 기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에 씁쓸하다는 이야기이다.
교원능력개발평가도 크게 수업과 생활지도로 나누어서 이루어지고 있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높은 점수가 나오고 있고 생활지도를 잘하는 교사도 높은 점수가 나온다. 그러나 그 점수가 곧 해당교사의 모든면을 평가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보면 수업연구 잘하는 교사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결국 밖으로 내놀 수 있는 결과가 있어야 수업연구 잘하는 교사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교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이다.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들의 수업은 정량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 정성평가를 한다고 해도 결국은 모두가 공감하기 어렵다. 수업방법은 수도 없이 많이 개발되었다. 현재도 수없이 많은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수많은 수업방법 중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수업방법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교사들의 현주소다.
문제는 상대방이 아무리 좋은 방법을 동원해서 수업을 하더라도 동료교사나 학생들이 볼때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수업방법이 있는데 그것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수업을 진행하는데도 보는 각도에 따라 그 수업에 대한 평가를 낮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수업을 한 교사는 상당한 의구심과 함께 그 결과를 수긍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수업을 잘하고 못하고는 평가자의 관점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정지어 지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방법을 활용한다면 일단은 자신과 비교하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게 될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그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자신의 수업보다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를 흔히 찾기 어려운 것이 수업에 대한 평가인 것이다.
따라서 수업연구를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해서 그 교사에게 어떤 인센티브가 주어지기 쉽지 않다. 평가자의 평가를 잘 받는 수업을 하는 교사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업연구를 열심히 하는 교사를 우대하는 것보다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사라면 누구나 수업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것이 교사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대충 준비해서 대충 수업을 끝내는 교사는 없다.
만일 대충하는 교사가 있었다면 그 교사는 열정이 없어서 그런것이 아니다. 학생들 가르치는데 대충하는 교사가 어디 있겠는가. 주변의 여건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교사가 교사편을 든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교직을 잘못 이해하기 때문이다. 교사들과 며칠만 같이 생활해 본다면 어느정도는 이해가 될 것이다. 결국 교과부장관이 수업연구 잘하는 교사를 우대한다는 이야기는 무조건 환영할 만한 이야기는 아닌듯 싶다. 지금껏 열심히 노력해온 교사 전체를 더욱더 우대해 주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