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추방 다짐대회!'에 대한 교장선생님 말씀이 있었다. 어떻게 할지 며칠 간 고민에 빠졌다. 길게 하면 학생들은 잔소리로 들어 맥이 빠진다. 학교장 훈화는 핵심을 잡아 짧고 강한 이미지를 줘야 교육적 효과가 있다.
"학교폭력에 관한 비유입니다. 연못에 내가 장난으로 던진 작은 돌멩이 하나, 개구리가 맞으면? 두 글자로 답해 보세요. '즉사 또는 사망'. 10명이 한꺼번에 던지면 개구리에게는? 원자폭탄."
이 정도면 이야기 시작에 있어 주위집중에 성공했을까?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그냥' '장난으로'다. 피해자의 입장은 생각하지 못한다. 작년 대구의 중학교 2학년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사건은 온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A4 용지 4매의 유서는 국가적 대책을 마련하게 했다. 14살의 가해학생 두 명은 모두 실형을 받았다. 1명은 3년6개월~2년 6개월, 1명은 3년~2년.
학교폭력은 범죄다. 내가 친구를 괴롭히는 것은 범죄행위다. 나의 괴롭힘으로 친구가 죽었다면 나는 살인자가 된다.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 가해자도 평생 멍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 학교폭력을 추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학생들은 무엇이 학교폭력인지 잘 알지 못한다. 친구들 사이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한다. 연못에 던지는 작은 돌멩이가 개구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미처 모르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그것을 알게 해야 한다. 교장은 훈화 중 퀴즈 3문제를 냈다.
1. 친구에게 침을 뱉거나 별명 부른 것, 친구 물건 감춘 것도 학교폭력이다.
2. 학교 밖에서 이루어진 것은 학교폭력이 아니다.
3. 선생님이 야단치는 것은 인권침해고 이것도 학교폭력이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1번은 ○. 2번은 X. 대부분 정답을 맞춘다. 친구를 모욕하는 것, 언어적 폭력도 폭력이다. 교내, 교외에서 이루어지는 것 모두 학교폭력이다. 그렇다면 3번 반응은? ○와 X가 반반이다. 물론 정답은 X다. 운동장의 선생님들 학생들 반응이 의외라는 표정이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교장은 해설을 곁들인다. "선생님이 잘못한 학생 야단치는 것은 교육이며 지도입니다. 교육열정을 가진 선생님이 여러분을 사랑하기 때문에 야단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런 선생님께 고마움을 가져야 합니다."
학교폭력에 대해 정보검색을 해보니 대구교육청 홈페이지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학교폭력의 3가지 유형인 신체적 측면, 언어적 측면, 정서적 측면을 정리해 놓았다. 또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구분을 해 놓았다. 학교폭력 추방 다짐대회 때 학교에서 해야 할 일 두 가지가 있다. 학교폭력은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과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지도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