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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검정고시 시험장

꼭 5년전에 우리학교에서 검정고시 시험을 치른 적이 있다. 학급수가 비교적 많은 학교였기 때문이다. 검정고시 고사장을 원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 결국은 학급수가 많은 학교가 서로 돌아가면서 시험을 치르게 된다. 시험일은 당연히 일요일이다. 검정고시를 치르는 수험생들의 특성상 일요일로 잡을 수 밖에 없다. 서로 돌아가면서 하던 것이 학생수 감소로 학급수가 급감하면서 그나마 시험을 치를 여건이 되는 1-2개 남은 학교에서 시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지난해에 시험장이었던 학교에서 더 이상은 어렵다는 호소를 교육지원청에 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우리학교가 시험장이 되었다. 얼마남지 않았지만 할일이 정말로 많은 것이 검정고시 시험장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수능시험장보다 어려운 점이 더 많다. 5년전에 치르고 올해 다시 치르려니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새삼스럽다는 표현이 맞을까.

5년전에 실시했던 여러가지 자료들을 찾아 보았다. 참고할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5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었다. 자료를 찾던 중 5년전의 예산을 볼 수 있었다. 감독관 수당이 5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예산도 크게 달라진 것은 찾기 어려웠다. 5년이면 강산이 반이나  변할 시기인데 시간이 멈춘듯 모든 것이 그대로 였다. 달라진 것은 부책임자로 행정실장이 포함되었다는 것 뿐이었다.

총책임자는 교장, 부책임자는 교감과 행정실장으로 되어 있었다. 5년 전에는 부책임자가 교감 뿐이었다. 아마도 학교시설을 활용하는 것이기에, 행정실장이 포함된 듯 싶다. 감독관이나 시험관계자에 대한 수당이 인상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일요일에 학교에 나와서 검정고시 시험을 주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은 아니다. 3주 전부터 준비에 돌입했다. 복잡하게 준비할 업무들이 많기 때문이다.

준비과정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수능처럼 하루종일 같은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는 것이 아니다. 일부 교과에 합격한 학생들은 도중에 쉬었다가 자신이 지원한 교과 시간이 되면 다시 응시하기 때문이다. 매시간 응시인원에 차이가 발생하고 이를 관리해야 하는 고사감독관이나 본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만에 하나 실수를 한다면 수험생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얼핏보면 간단해 보이는 업무지만 관계자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전준비부터 철저히 하지 않으면 어떤 돌발사태가 발생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직접 시험에 관계되지 않은 나머지 교사들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이다. 시험이 가까워지면 수험생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때문이다. 학교 홈페이지에 학교위치가 자세히 나와있지만 수험생들의 전화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초행길인 수험생들에게 길 안내를 자세히, 그것도 말로만 한다는 것은 실제로 겪어 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국가에서 제때에 미처 학업을 마치지 못한 국민들에게 교육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검정고시이다. 학사고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국민 한사람이라도 배움의 터를 열어 주는 과정에서 검정고시 주관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임에 분명하다. 다만 5년전과 지금이 같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조금더 예산을 투입하여 고생하는 관계자들의 수당이라도 조금더 올려 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수당인상으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생하는 만큼 기분도 좋게 해주는 것이 당국의 할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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