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어릴 때의 습관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좋은 습관은 좋은 일생으로, 나쁜 습관은 나쁜 일생으로 살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독서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어릴 때부터 좋은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교육적인 배려와 지도에 열중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아침독서 ○○분’이라는 사업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그 짧은 시간일지라도 의도적으로 책을 읽게 하여 좋은 독서습관을 형성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김제 부용초도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독서의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 매일 ‘아침독서 40분’을 실시하고 있다.
아침 8시10분쯤에 대부분 학생들의 등교가 이루어진다. 학생들에게는 1교시 수업 전까지 40분 정도의 아침 여유 시간이 주어진다. 사실 학생들이 교사들 보다 먼저 등교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우왕좌왕 서성거리거나 장난치면서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루 수업을 시작하기 전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수업에 임해야 능률적인 학습이 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항상 아쉽곤 했었다.
본교는 40여명의 소규모 학교다. 전교생 모두가 도서실에 모여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등교하는 대로 교실에 책가방을 놓고 도서실로 간다. 조용히 앉아서 독서를 시작한다. 도서실에서는 인사를 하지말자고 학생들과 약속을 했다. 인사말을 하게 되면 침묵이 깨지고, 눈에서 책을 떼게 되어 주의집중이 흐트러져 효과적인 독서 집중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아침에 만나서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지만 학생들은 그 취지를 잘 이해하게 되었다. 독서 시간이 종료될 때 반가운 인사말과 함께 인사를 한다.
작년 9월 처음으로 실시하여 8개월째 아침독서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아침 당번활동이나 아침 전체조회도 생략했다. 아침자습이나 0교시 방과후활동도 없앴다. 오직 독서 활동만 하였다. 처음에는 시끄럽기도 하였고, 책을 고르는데만 시간을 낭비하는가 하면 보는 시늉만하다가 책을 바꾸곤 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옆 친구와 소곤거리는 학생들도 많았었다.
그러나 아무런 제재도 안했다. 스스로 깨닫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는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들린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하였다. 강압적인 통제나 질책을 하면 도서실에 오는 것조차 싫어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입학한지 2개월밖에 안된 1학년 학생들만이 아직도 소곤대지만 곧 조용한 분위기의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아침 독서시간, 교사들도 학생들과 함께 도서실에서 책을 읽는다. 교장인 본인을 비롯하여 담임교사들도 학생들처럼 책을 읽는다. 고개도 들지 않고 책을 보고 있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학생들에게는 무언의 가르침과 본보기가 되고 있다.
어떤 책을 읽든, 어떤 자세로 읽든, 도서실에서는 지적이나 지도를 하지 않았다. 엎드려 읽는 학생, 누워서 읽는 학생, 책상에 바르게 앉아서 읽는 학생, 계단에 앉아서 보는 학생, 다락방에서, 지하방에서, 서가 사이에서, 방석에 앉아서, 인형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등 각양각색이다.
우선 집중해서 읽는 습관을 길러줄 필요가 있었다. 한두 장 읽고 딴생각이나 딴 짓을 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했다. 독서에서의 필요한 자세나 읽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도록 기다리기로 했다. 집단 속에서 개인의 효과적인 독서습관이 형성되도록 참으면서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는 책 한권을 읽는데 지루하다 생각하지 않고 거뜬하게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책을 읽어서 지식과 지혜와 교양을 겸비한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다. 독서를 통한 사고력이 증진되고, 간접경험에 의한 아름다운 일생을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