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실시되는 학업성취도평가를 두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논란이라기 보다는 학교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학생 개개인의 성취수준을 판단하여 일정기준에 미달되는 학생들에 대한 추후 지도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즉 평가결과를 활용하여 부진학생을 체계적으로 관리, 지도하여 이들 학생들에게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일선학교에서는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높이기 위해 교육과정을 파행 운영하는 경우들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교과부에서는 이들 학교에 대해 본격적인 실태조사를 하고 문제가 있는 학교에 대해서는 징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파행 운영하는 학교에 대해 징계등의 대응을 하겠다는 교과부의 입장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당연히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평가가 이루어져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과정을 파행 운영하는 학교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문제의 근본은 교과부와 각 시 도교육청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가결과를 정보공시를 통해 공개하는 부분은 그래도 일선학교에서 견딜 수 있고 긍정적 측면도 많다. 문제는 학교관련 모든 평가에 학업성취도평가 결과가 반영된다는 것이다. 학교평가, 학교장경영능력평가, 심지어는 학교별 성과상여금평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기본적인 취지에는 100%공감을 한다고 해도, 학성성취도평가의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에서 학교마다 성적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좋은 취지로 도입된 학업성취도평가가 근본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초기에는 학교별 성적비교에 대비하여 사전에 교육과정을 파행으로 운영하더라도 성적 향상에 매달렸다면 이제는 각종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학업성취도평가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각종평가와의 연계를 최소화하는 것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은 물론, 당초의 취지에 맞는 평가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학교별로 미도달 학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성적을 높여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겠다는 것은 교육현장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다. 학교별로 성적을 공개함으로써 학부모들이 이런 결과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만으도 일선학교에서는 긴장을 해야 한다.
결국 학교에서 근본취지에 맞는 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를 수 있도록 교육당국에서 도움을 주어야 한다. 현재처럼 많은 부담을 주는 부분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옳다. 학생들을 위한 평가가 각종 평가를 위한 평가로 변해가는 것은 결국은 또다른 교육과정의 파행운영을 불러올 것이다. 하루빨리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