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전중이 혁신 예비학교 지정 6개월을 거쳐 드디어 혁신학교로 지정되었다. 9월 1일부터 4년간 지정 운영되니 아직은 혁신학교가 아니다. 지난 금요일 방학식을 마치고 연수를 떠나기 바쁘다. 교장으로선 방학식에 방송 훈화도 해야 한다. 안전, 건강, 목표, 실천을 강조하였다.
11:00 출발이다. 연수 유인물을 살펴본다. 주제가 '개학 후 혁신학교 학생 교육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이다. 혁신학교는 교사의 변신도 중요하지만 그 지도를 받는 학생들 교육이 뒤따라야 한다. 학생교육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사상누각이다.
호텔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 세미나실에 모인다. 교무혁신부장이 '2012학년도 본교가 걸어온 길' PPT를 설명한다. 제목이 '유쾌한 교육혁신을 꿈꾸며'이다. 예비지정 6개월간 교직원이 하나가 되어 이룩한 성과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자화자찬하건대 그 동안 감동적인 일 많이 했다.
이어 혁신담당자의 '1학기 교육활동 평가 및 계획'. 숨김 없는 진솔한 이야기를 그대로 수렴하였다. 교장과 교감에 대한 건의사항도 있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도 제시한다. 이게 바로 실질적인 반성과 평가이다. 서류 결재용에 그치지 않고 공유한다는 것에 의미가 깊다.
부서별 협의회가 이어진다. 연구부장이 안내를 한다. 8월 14일 개학날 1교시부터 7교시에 이루어질 내용을 부서별로 맡아 준비하는 것이다. 1교시 경청교육, 2교시 모둠세우기와 학급규칙 만들기. 3교시 인성교육, 4교시 독서교육과 방과후 활동, 5교시 생활규칙 준수, 6교시 영재반과 개인정보보호, 7교시 스포츠 리그와 환경정리. 부서별로 탁자에 앉아 진지한 협의가 이루어진다. 이게 바로 연수다.
교장 자격연수를 마치고 합류한 유종만 교감선생님의 조언의 말씀이 인상적이다. 교원대학교에서 들은 강의 내용이다. 학생은 민원인이다. 이제 학생은 교사의 말을 들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공무원이 민원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면 안다. 민원인을 정성껏 대하지 않고 함부로 대했다간 큰일 난다.
교사는 교장 교감의 수업 참관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교사의 수업은 공인의 일이요 교실은 공공의 장소이니 교장, 교감은 물론 학부모가 당연히 참관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 수업은 공개의 장인 것이다. 교사들의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열린 교사는 교실을 개방하고 타인의 충고를 겸허히 수용한다.
PISA 이야기를 하며 교사는 개인의 역량 뿐 아니라 협업능력을 신장시킬 것을 주문한다. 중등교사 중에서 대학 교수 흉내를 내며 지식전달자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교사는 교수-학습 기술이 뛰어나야 하는 것이다. 그게 교사의 전문성이다. 이어 예체능 과목의 역할, 충북의 창의경영학교 사례를 이야기 하는데 공감이 간다.
2학기엔 학년별 수업 공개도 있다. 날짜와 학급, 교과가 나와 있다. 교사가 수업 공개를 두려워 한다면 본인 스스로를 반성해 보아야 한다. 수업 공개를 자기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교사에게 있어 수업은 생명이다. 하나의 창조적인 예술품이다.
교장으로서 감회가 새롭다. 우리 학교 교직원, 교장과 교감이 일일이 지시 간섭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 교직원의 능력을 믿고 스스로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 학교의 장점이라면 주인정신과 자발성, 책임감이 아닐까? 그래서 혁신학교 본 지정 평가를 받는데 심사위원들의 칭찬의 말씀이 있었다.
하계 교직원 연수, 모여 공부만 하는 것 아니다. 첫째날에는 전주 한옥마을에 들려 경기전, 교동아트센터, 최명희 문학관, 한방센터 등을 둘러보았다. 귀가 길에는 내소사와 채석강을 둘러보며 지친 심신을 재충전하였다. 혁신학교의 하계교직원 연수, 교직원이 한마음되어 연수 내용도 알차고 2학기를 대비했다. 화합도 다졌다. 동계 교직원 연수는 어떻게 이루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