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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진짜 '입학사정관제' 모험일까

요즈음의 대학입시는 정시보다 수시가 더 중요시되고 있다. 모집인원에서 수시모집이 정시모집을 앞서고 있다. 수시모집에 사활을 걸고 도전하는 학생들이 더욱더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안되면 말고 식의 도전보다는 자신의 특성에 맞게 지원하는 추세다. 학생들에게는 도전 그 자체로 끝나는 경우가 더 많을 수 있지만 대학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전형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취지에서 수시 전형의 중요성을 찾는 듯 싶다.

수시전형 중에서 또하나 중요한 전형이 바로 입학사정관제이다. 대학마다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도입한 전형이다. 학생들의 잠재력이나 특기를 보고 선발하는 과정이다.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사교육을 어느정도 잠재울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사교육이 염려되긴 하지만 사교육을 어느정도 잠재울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보이고 있는 것만은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한 학생, 앞으로 해당대학의 교육목표에 잘 부합되는 학생들은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문을 두드린다. 학교성적이 우수한 학생만을 선발하는 입시제도에서 성적보다는 비교과영역을 더 중요시하는 것이 입학사정관제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특정한 분야에서 우수한 업적을 쌓았거나 성장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입학사정관제는 기본취지와 달리 성적우수자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하여 결국은 잠재력보다 성적이 합격을 좌우하는 경향이 짙다고 한다. 따라서 일정수준의 성적이 갖춰지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업적과 높은 잠재력을 가졌어도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합격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학업성적이 합격의 당락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입학사정관제는 성적보다 잠재능력을 우선시하는 제도로 각광을 받았으나 결국은 성적이 걸림돌이 됨으로써 많은 인재들이 도전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들이 많다고 한다.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는 성적이 중요하긴 하지만 성적이 낮아도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면 그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모험일까. 아니면 현실적일까는 그 학생이 대학을 졸업한 후에 판명이 날 것이다. 남들보다 잠재력이 뛰어나다면 기회를 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성적은 최소한의 기본요건으로만 보고 잠재력을 우선하여 선발해 보자는 이야기이다.

인재라는 것이 성적이 우수하기만 하면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여러 학생들 중에 특별한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이 반드시 있다. 가령 교실에서의 과학수업에서는 흥미가 없던 학생이 실험실에만 가면 흥미를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을 설계하여 수행하거나, 교과에서 하지 못했던 다양한 탐구활동에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들이다. 또한 아이디어가 풍부하여 여러가지를 메모하고 발명대회에 참가하여 성과를 얻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학생들은 자신들이 흥미있는 분야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들이 많다. 그러나 자신이 관심이 많은 분야에서는 최고의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진정한 입학사정관제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성적보다는 잠재력을 최고의 기준으로 삼는 방법을 활용한다면 찾지 못했던 숨은 인재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대학의 입장에서 본다면 모험에 가까운 일이겠지만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성적이 다소 떨어지는 학생들이라도 과감히 선발하여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학교에서 보는 학생들의 잠재력은 성적과 전혀 무관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무관한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제의 본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검토를 한번 해 보았으면 어떨까 하는 것이 필자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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